■ 삶에게 웃으며 말 거는 법

크리스 더피 지음 | 박재용 옮김 | 어크로스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 또는 학교에서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고 늦은 저녁이 돼서야 집에 들어와 잠드는 하루, 우리는 모두 비슷한 쳇바퀴 일상을 살고 있다. 자그마한 웃음을 제공하는 콘텐츠는 그런 삶의 소소한 낙이다. 코미디언인 저자는 바로 그 웃음, 유머에 대해 말한다. 유머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삶에서 웃음을 찾아내고자 하는 태도에 가깝다고 역설한다.

책은 유머를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일상 속 디테일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낯선 집 화장실을 처음 사용할 때처럼 행동하라고 위트 있게 조언한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변기 커버부터 화장지까지 살펴보는 것처럼 일상을 대하면 된다. 더불어 자신을 기꺼이 웃음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부족함을 내보이는 태도는 오히려 매력도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거절당할 만한 황당한 상황 속에서 웃음이 꽃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유머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게는 삶의 활력소가 되는 동시에 내가 속한 집단의 유대를 강화하는 강력한 정치적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를 ‘내부자 농담’이라 부르는데, 실제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내부자 농담을 활용해 자신의 경쟁자들로 구성된 내각을 효과적으로 통합했다. 유머는 비극의 순간에도 빛을 발한다. 시한부 환자들의 모임에서 죽음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행동은 오히려 그들로 하여금 삶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냉소와 허무의 시대, 유머는 인간다움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된다. 유대인이나 흑인 등 억압과 배척의 역사를 견뎌온 집단에서 독특한 유머 문화가 발달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좋은 유머에 대한 필요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저자는 유머에는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나친 검열”이라 비판하지만 책에 따르면 “제대로 쓰는 유머는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환영하고, 즐거운 시간을 안겨줘야” 한다. 368쪽, 1만9800원.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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