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모두 ‘원유 충격’에 취약해

한국, 삼성전자 등 의존 높아 변동성 커

지난달 하순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던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와 코스피가 이란 사태 이후 국제유가 급등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함께 내려앉았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여부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평가다. 엔화 가치도 원화 가치와 마찬가지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일본 도쿄증시와 한국 증시 추이를 비교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종가 대비 지난 12일 닛케이지수와 코스피는 각각 9.12%와 10.58% 하락했다. 특히 지정학적 악재가 불거진 날 동반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관찰됐다. 이처럼 양국 증시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중동발 원유 공급 충격에 한·일 모두 취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한국은 원유의 약 70%, 일본은 약 9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에너지원뿐 아니라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밖에도 양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 비중이 높아 유가가 급등하면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우려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 같은 아시아 수출 대국으로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 등도 동조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코스피는 악재마다 5~10% 안팎의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반면, 닛케이지수는 계단식으로 완만하게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 시장은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이들 종목의 흐름에 지수 전반이 좌우된다는 점이 코스피 등락 폭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5.63배럴로 가장 높아 국제유가 변동에 더 취약하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원화와 엔화 가치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90원대로 뛰며 1500선을 위협하고 있고 엔·달러 환율도 한 달 반 만에 달러당 159엔대로 올라서며 160엔에 근접했다.

조재연 기자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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