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되자마자 ‘무더기 접수’
李조폭연루설 장영하 “헌재로”
양문석發 재보궐 선거도 혼선
정치권 생명연장 수단 활용돼
“헌재 사전기각 가능하게 개정”
민주, 뒤늦게 부작용 수습나서
더불어민주당이 ‘4심제’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독 강행 추진한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시행되자마자 13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국민의힘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장 위원장은 재판소원 도입 첫날인 전날(12일) SNS를 통해 “이 사건 공소시효가 지나고 재정신청기한 이후 접수된 것을 근거로 유죄 판결이 이뤄졌기 때문에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재에서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장 위원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1억 원 사기 대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양 전 의원도 전날 의원직을 상실하자 재판소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소원이 국민의 기본권 구제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권’ ‘권력자’의 생명 연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심판론’을 동력 삼은 탓에 제도 도입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선행되지 못한 것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양 전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갑에 대한 6·3 보궐선거부터 문제가 된다. 만일 헌재가 의원직 상실형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양 전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보궐선거 대상 지역구가 확정되는 4월 30일 이후 인용하면 안산갑 보궐선거를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생긴다. 보궐선거 이후 헌재가 양 전 의원의 재판소원을 인용한 경우 안산갑 지역구 의원이 2명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애초 이렇게 법을 내면 안 됐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못했다. 선관위는 “재판소원에 대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선례가 없는 사안이므로 신중하게 판단해 해당 결정문 내용에 따를 예정”이라고 했다. 한 지역구의 의원이 2명이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선관위에서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후속 입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12일 하루에만 20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헌재는 연간 1만∼1만5000건의 재판소원 신청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 남발에 대비하기 위해 헌재 지정재판부가 헌법소원 사건을 사전 심사하는 단계에서 청구를 각하뿐만 아니라 기각도 할 수 있게 하는 헌재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발의했다. 재판소원법 처리에 따른 ‘뒷수습’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사법시스템 마비가 곧바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파괴 3대 악법이 한낱 대출사기범에게 희망을 주는 ‘파렴치범 희망고문법’이 됐다”고 했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이 재판소원을 억울한 국민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백(back) 있는 국회의원 수명 연장만 해주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정혜 기자, 정지형 기자, 최영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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