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법원행정처 대책 모색
조희대, 공수처에도 고발 당해
전국법원장회의 이틀째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되는 등 판·검사 등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 우려가 현실화한 가운데, 불명확한 수사 주체 및 피고발인 처우 등 졸속 입법에 따른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사법부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형사재판부 기피 심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사건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이 전날부터 시행되면서 사법부 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첫 고발 대상이 되면서 정치적 목적의 고소·고발 남발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조 대법원장은 경찰에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고발장이 접수됐다.
재판 결과에 불복해 법관을 고발하는 문제가 현실화했지만 법왜곡죄를 비롯한 사법개편 3법이 제대로 된 숙의를 거치지 않고 졸속 입법되면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특히 법왜곡죄를 수사할 기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판·검사 외에도 경찰·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 등이 수사 대상이지만, 이들을 수사할 주체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법관의 경우 법리해석이 왜곡됐는지를 판단하는 데 모호한 잣대가 적용돼 수사 단계에서 이를 밝히는 것도 쉽지 않다. 법관이 재판 진행 중 법왜곡죄로 기소되면 재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정해진 바 없다.
이런 혼란 속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2∼13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리솜 리조트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법왜곡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법원장들은 형사법관에 대한 고소·고발 등 부담이 늘어 형사부 기피 현상이 심화해 결국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형사법관 보호·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법원행정처는 법관들의 직무 관련 소송 지원 예산을 늘리고, 재판 독립을 도모할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또 법관 신상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형사사건을 맡는 법관들에게 재판연구원을 우선 배치하고 형사전문법관을 도입하거나 형사재판 수당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조 대법원장은 간담회 첫날 열린 만찬에 참석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재판을 하도록 법관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전국 법원장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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