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잉글랜드 동부에 위치한 영국 최대 화물항 펠릭스토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 AFP통신 연합뉴스
12일 잉글랜드 동부에 위치한 영국 최대 화물항 펠릭스토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 AFP통신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며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마비 여파가 유가 상승을 넘어 식료품 가격 연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비료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핵심 통로가 봉쇄되면서 농산물 생산 비용 상승이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CNBC에 따르면 울프 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경제학자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공급 리스크 외에도 비료 수급 차질이 불러올 식료품 가격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스 경제학자는 이번 사태로 가공식품 물가가 약 2%포인트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를 약 0.15%포인트 끌어올리는 추가 압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 비료 교역량의 3분의 1 이상이 통과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이란 공습 이후 상업용 선박 운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봄철 파종기를 맞이한 북반구 농가의 비료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비료는 작물 재배 초기 단계에 투입되어 수확량을 결정짓는 만큼, 현시점의 공급 부족은 옥수수, 콩, 밀, 쌀 등 주요 곡물 가격의 연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시장의 반응도 가파르다. 미국 비료협회(TFI) 자료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수입 요소(Urea) 가격은 일주일 만에 30% 폭등했다. 질소질 비료인 요소는 작물 수확량 증대에 필수적인 품목으로, 이 지역을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된다.

전문가들은 비료 가격 상승분이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비료 의존도가 높은 인도 등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경제권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미국 역시 비료 수요의 약 2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물가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공급난 우려 속에 비료 생산 업체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비료 기업인 CF 인더스트리의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10% 가까이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현진 기자
유현진

유현진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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