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간담회…“아이디어 제안에 트럼프 흥미”
“美무역대표, 301조 조사는 韓 표적 아니다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나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고 내 의견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총리는 “최소한 접촉과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흥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화 내용의 상당 부분이 북한 문제에 대한 내 견해를 여쭤보는 것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닌 현장에서 즉석으로 성사됐다. 김 총리는 이날 낮 백악관에서 미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 면담을 하던 도중 화이트 목사의 주선으로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 면담은 20여 분간 이뤄졌다. 면담엔 강경화 주미대사가 동석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말씀을 항상 하신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바로 보좌관에게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한 보좌관들에게 “방금 들었느냐”라며 적극적으로 반응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이나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며 김 총리에게 의견을 물어봤다고 한다. 이에 김 총리는 “기본적으로 김 위원장과 대화한 유일한 서방의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피스메이커로서 유일한 역량을 지닌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언급에 대해 굉장히 의미 깊게 생각하고 만족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대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제안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 총리는 미북 관계와 관련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살리기 위해 접촉과 대화를 늘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을 전달했다”며 “북한이 ‘못 만날 이유가 없다’에서 최근엔 ‘우리 사이가 꼭 나쁠 이유는 없다’는 표현으로 진전된 점을 지적하며 최소한 접촉과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 문제를 풀어내는 카드로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에게 내 얘기에 대해 몇 가지를 더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했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지시했는지는 정상이 직접 밝히기 전에 내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제안 내용을 영문으로 메모해서 미국을 떠나기 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의 제안이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대화 재개에 큰 관심을 표명한 만큼, 이달 말 중국 방문을 기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 “(방중) 시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한편 김 총리는 전날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뿐 아니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만났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리어 대표는 최근 무역대표부가 한국 등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개시한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며 한국을 특별히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총리는 “우리 정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리어 대표가‘경우에 따라 한국이 오히려 유리한 위치가 될 수도 있다. 긴밀히 소통하자’고 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이정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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