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자동식별장치 끄고 야간 항해
이란 공격으로 최소 16척 선박 피해
韓 유조선 7척,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 일부 유조선들이 피격 위험을 감수하고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해운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와 마린트래픽 자료를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그리스 선적 유조선 최소 10척과 중국 기업 소속 선박 최소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위치를 숨기거나, 야간에 항해하는 방식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 업계에서는 이런 항해를 “적군의 욕조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표현으로 부르며 극도로 위험한 행동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선박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해 최소 16척의 선박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해협 일대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선주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항해를 강행하는 이유는 전쟁 이후 운송료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보험료와 선원 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한 번만 항해에 성공해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선박 중개업체 자료에 따르면 유조선 선주들의 하루 평균 수익은 최근 6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선박 소유주는 하루 최대 50만 달러(약 7억5000만 원)의 용선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도 해협 운항을 사실상 독려하는 발언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며 선박 운항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해운 업계에서는 이러한 항해가 선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과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 이후 해협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노르웨이 억만장자 선주 존 프레드릭센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미사일 공격 위험 속에서도 이 지역에서 원유 운송을 계속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사례를 언급하면서, 현재 상황 역시 “그 이후 가장 대담한 항해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국내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해협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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