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지능 전쟁 시대’ 본격화

 

팔란티어·클로드 결합 ‘킬체인’

위성·통신·지형 등 빠르게 분석

 

이라크전때 2000명이 하던 업무

이제 20명이 처리하고 “승인만”

 

이번 민간 시설 오폭 사건 관련

AI 오류의 윤리적 딜레마 논쟁도

미국·이란 전쟁은 인공지능(AI)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전쟁 자체의 속도와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전력이 됐음을 입증한 계기로 평가된다. AI가 표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전 수칙을 새로 쓰는 ‘알고리즘 전쟁’ 시대의 본격화를 알린 것이다.

다만 인간의 군사 결정권을 어디까지 행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과, AI 표적화 오류가 민간인 피해로 직결되는 윤리적 딜레마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군사 AI의 핵심 원리는 군사 전략 의사 결정 모델인 ‘OODA 루프’(Observe·Orient·Decide·Act, 관측·판단·결정·실행)를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속도로 압축하는 데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서 미군은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SS)과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결합한 초지능형 킬 체인을 가동했다.

MSS는 핵심 타기팅 역할이다. AI와 머신러닝으로 위성·드론 영상, 통신 감청 신호 정보, 카메라 해킹 등을 통한 사이버 정보, GPS·지도와 같은 지형 데이터, 적외선 센서 등을 빠르게 분석해 적의 탱크나 새로운 군사 시설 위치 같은 잠재적 표적을 식별해 제공한다.

과거 12시간 이상 걸리던 표적 정보 전달이 현재는 1분 이내로 단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03년 이라크전에서 표적 식별에 2000명의 정보분석관이 필요했던 작업을 MSS는 20명 이내 병사만으로도 처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앤스로픽의 클로드 AI와 연계된다. 관측 이후 판단과 결정 단계다. MSS가 위성 및 기타 정보 데이터에서 잠재적 표적을 AI 알고리즘으로 식별하면, 클로드는 군사 계획관들이 정보를 정리하고 표적 및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을 돕는다. 과거 교전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적 지휘부의 행동 패턴을 분석, 최적의 타격 시점과 지점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AI가 표적의 방호 수준·크기·위치 등을 분석해 예상되는 부수적 피해(민간인 부상 등)를 시뮬레이션한 뒤 가용한 무기 중 가장 효과적인 옵션을 지휘관 화면에 띄우는 것이다. 클로드는 작전 개시 첫 24시간 동안에만 1000여 개 우선순위 타격 목표를 지휘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단계에서 인간 지휘관이 AI의 추천을 승인하면 타격을 실행한다.

이 외에도 수천 개 군사 위성과 드론이 보내는 영상 데이터에서 적의 매복이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초 단위로 포착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 저가형 드론 수백 대가 유기적으로 통신하며 적의 방공망을 교란하거나 폭격을 수행하는 군집 지능 기술 등이 방어와 공격 과정에서 활용된다.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작전 도중 발생한 민간 시설 오폭 사건이 AI의 판단 오류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알고리즘에 살상 권한을 얼마나 부여할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우리가 구축하는 시스템조차 완벽히 신뢰할 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국방부가 앤스로픽의 클로드에 대해 ‘모든 합법적 목적’으로 사용 제한 해제를 요구했지만, 앤스로픽이 “군사적 악용을 막겠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AI가 표적 식별 기간을 수초단위로 단축한 미국·이란 전쟁은 미래 전쟁의 공식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오픈AI와 구글은 앤스로픽이 정부와 갈등을 빚는 동안 국방부와 수조 원대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AI의 급속한 기술 발전이 국제적 규제 논의를 앞서가고 있으며, AI 전쟁의 확산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군사 AI 시장 규모는 2025년 187억5000만 달러(약 27조9000억 원)에서, 2034년 1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용권 기자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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