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현대전의 총아 된 AI·드론 전력

북, 우크라 참전으로 기술 습득

북·중·러·이란 드론 생태계 구축

 

이란전 계기 한반도 위기 커져

북·중·러 군사훈련 가능성도

한미 연합방위태세 견고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무인기(드론)가 전면 부상한 첫 전쟁이다. 러시아는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 수만 대를 전장에 투입했다. 고전하던 우크라이나는 드론 잡는 드론인 ‘스팅’을 개발했다. 샤헤드는 최대 50㎏의 폭탄을 탑재해 시속 185㎞로 날아간다.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유도 시스템을 장착한 스팅은 시속 300㎞로 샤헤드를 추격해 격추한다. 성공률은 90%에 달한다. 샤헤드가 대당 3만 달러(약 4500만 원)인데 스팅은 2000달러(300만 원)로 10분의 1도 안 된다. ‘가성비 전쟁’이다. 우크라이나가 압도적인 러시아 전력에 맞서 온 비결이다.

개전 3주째인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은 드론전에 AI가 본격 결합했다. 미국은 위성 영상과 통신 감청, 신호·휴민트(인간) 정보 등을 실시간 분석해 정밀 타격하는 AI전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섞어 쏘기’로 이스라엘 등의 방공망을 약화시켰다. 이란은 GPS 기반의 저렴하고 단순한 구조의 드론을 2021년부터 대량 생산했다. 수천만 원 수준의 드론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미국의 패트리엇 등 요격 미사일을 소진시켰다. 러시아는 미 군함과 항공기 등의 위치 정보를 이란에 건네 드론·미사일 공격을 돕고 있다. 특히, 이란은 반미(反美)를 고리로 중국·러시아·북한과 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국가는 드론 생태계로 연결돼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타타르스탄에 있는 옐라부가 경제특구 내 드론 생산 공장에서 이란제를 개량한 러시아형 ‘게란’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 이란은 생산 라인 구축을, 중국은 부품과 공작기계 등 물류망을, 북한은 1만2000명에 달하는 근로자 지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CSIS는 ‘북한은 파병과 노동력 제공을 대가로 드론 기술과 실전 데이터를 습득해 공격형 무인기 프로그램에 적용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는 드론 전술 활용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2024년 말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된 1만5000여 명의 북한 병사는 초기 드론전에 적응을 못 해 개활지에서 다수의 사망자를 냈으나 빠르게 드론 전술을 습득해 우크라이나군에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이들이 복귀해 실전 경험을 전수할 경우 북한군의 전반적인 전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AI 무인공격종합체들’의 성능 개선과 실전 배치를 강조했다. 실제 북한이 러시아 도움으로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는 첩보도 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드론 개발을 군사 전략 목표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러 드론 협력과 이란전을 계기로 북·중·러 연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2024년 6월 북한과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으로 한반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한반도 지정학적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북한은 이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경우 이란을 본받아 대만 유사시 미국 공격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미군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대만 공격 시 인도·태평양 지역의 24곳 미군 상주 기지가 위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 기지와 한국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주한미군 기지 선제타격으로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재래식 전력에서 밀리는 북한은 비대칭 무기인 핵무력과 무인기 전력에서 한국을 압도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북·러 군사 협력과 중·러의 사실상 북핵 용인 등으로 안보 환경은 악화하고 있다. 앞으로 한반도 인근 해역과 상공에서 북·중·러 함대 및 전투기 훈련이 벌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굳건히 하고, 한국형 무인전력체계를 시급히 개발해 배치하는 게 최선의 대응책이다.

김충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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