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의 목줄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여부가 3주차에 접어든 미국·이란 전쟁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미국이 이번 주 ‘호르무즈 호위 연합’ 구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받는 세계 각국은 그 항로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미국과 함께 전투함을 파견할 것’이라면서 한국·일본·영국·프랑스·중국 등 5개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특히 중국을 향해서는 (자신의 중국 방문과 미·중 정상회담까지) ‘2주는 긴 시간’이라면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오는 19일 백악관에서 열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이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무기화’를 동맹국들과 협력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100척의 상선이 오가는 길목으로, 특히 한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90% 이상, 천연가스의 30%가 이곳을 거친다. 200일 정도의 원유 비축분이 확보돼 있지만,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곧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달려 있는 셈이다. 더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수호는 보편적 국제 규범이다. 바다의 헌법으로 불리는 유엔해양법협약은 연안국의 평화와 질서, 안보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동참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만큼 적극 호응할 필요가 있다.

아덴만 파견 청해부대가 지난 2020년 호르무즈 해협으로 배치됐던 전례도 있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 후 긴장이 고조되자 ‘호르무즈 호위 연합’ 참여를 요청했고, 문재인 정부는 한국 선박 보호 등을 위해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확대 형식으로 ‘간접 동참’했다. 이번 상황은 좀 더 위중하지만,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위한 기뢰 제거 작전 등에 나선다면 이란과의 관계에서도 명분이 있고, 동맹 신뢰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은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 및 소해 기술에서도 강국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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