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중국과 회담 연기’ 언급

 

미, 중국 거론해 한·일 등도 압박

나토 향해서도 “미국 도와라”

 

청와대 “다른 나라 상황 지켜봐야”

파병 안하면 관세보복 등 우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의 이란 전쟁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의 이란 전쟁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나윤석·김대영 기자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미룰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향해서도 이란과의 전쟁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파병 요구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수혜자들은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적절하다”며 한·중·일과 영국, 프랑스를 거론하며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구한 데 대해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이 해협을 통해 석유 90%를 얻고 있다”며 중국의 작전 참여를 압박했다. 특히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갖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연기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향해서도 전쟁을 도우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는 나토를 향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서 그들을 도울 필요가 없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도왔다.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나토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고위급 협의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연기까지 언급한 만큼 16일 재개될 협의에서 미국의 압박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는 국가 안보 및 국민 안위와 연결돼 있어 아주 조심스럽게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병 요청을 받은 다른 나라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며 “최종 결정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파병이 이뤄진다면 기뢰를 제거하는 동시에 이란의 미사일·어뢰 공격을 막아야 하는 작전 난도가 상당해 한국군이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우리 정부가 파병을 거부한다면 한·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관세 및 안보 의제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이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파병을 결단하면 한국이 난처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외교가에선 과거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 사례처럼 비전투 병력 중심의 파병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병기 특파원, 나윤석 기자,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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