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주간거래에서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이란 사태 장기화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고환율 현상이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줄이며 오전 11시 현재 1496.8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두 차례 있었지만 주간거래에서는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 상승은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이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등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이날 오전 7시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97∼99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중동 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제2차 회의를 열고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이달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추경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4월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획예산처는 추경안에 관해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또 당정은 지난주부터 시행되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위반해 과도하게 가격을 책정하는 알뜰주유소에 대해 기존의 3회 적발 시 취소되던 면허를 1회 적발만으로도 취소되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