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법 개정안 수정안(법왜곡죄)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법 개정안 수정안(법왜곡죄)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 부서장 결재 지침 내려

민생 관련 수사에 차질 우려

지난 12일부터 ‘사법개편 3법’이 시행에 들어가자 경찰청이 전국 시·도경찰청에 사실상 모든 사건 처리 때 어떤 법령을 적용할지 검토한 내용을 담은 수사보고서를 작성, 수사부서장 결재를 거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변호인 의견에 대한 검토의견서, 증거 입수 경위 및 특이사항 보고서 등도 작성하도록 했다.

이는 경찰관이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여권이 사법부 및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입법한 법왜곡죄 불똥이 경찰로도 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경찰청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법왜곡죄 적용기준 및 접수 시 처리방안’ 지침과 참고자료를 전국 시·도경찰청에 하달했다.

법왜곡죄는 법관·검사 또는 수사 직무 수행자가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부정한 영향을 미친 경우 엄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그 대상에 판·검사뿐 아니라 수사 경찰, 현행범 체포 등을 수행하는 지역 및 경비 경찰 등도 포함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 지침과 참고자료에는 법왜곡죄 고소·고발 예방 및 대처 방안이 주로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판·검사와 수사관이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된 경우 경찰청 본청에 보고하고, 가급적 일선 경찰서가 아닌 시·도경찰청에서 맡으라고 하달했다. 사건 종결 시에도 본청에 사전보고를 하되, 단순 민원성이거나 반복 고발이 이뤄질 경우에는 일선 경찰서에서 계속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 소재 경찰서 간부는 “수사 결과에 불만을 가진 민원인들이 법을 악용해 고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경찰이 사건마다 별도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면 불필요한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한 기자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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