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인식 실제와 괴리
국민 56% “고소득층 세 늘려야”
韓, 10년간 최고세율구간 낮춰
연소득 4000만원 중기 근로자
세자녀·부모부양시 소득세 0원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 32.5%
지난해 실시된 한국복지패널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약 6명이 고소득층 세금을 더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율 최고 구간이 잇따라 신설되며 이른바 ‘부자 증세’로 세제가 개편됐지만, 여전히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이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제20차 한국복지패널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낮다고 한 응답은 56.84%였다. 이 가운데 ‘꽤 낮다’는 응답이 41.90%로 가장 많았고,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도 14.94%에 달했다. 고소득층이 내는 세금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24.62%에 그쳤으며, 세금이 높다는 의견은 15.03%(꽤 높다 13.02%, 지나치게 높다 2.01%)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총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인식은 소득이 낮을수록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낮다’는 응답은 저소득 가구원이 19.10%로, 일반 가구원(14.37%)보다 높았다. 응답자 절반 이상은 중간층(54.69%)과 저소득층(51.26%)의 세금 부담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34.53%는 중간층의 세금 부담이 무겁다고 답했다. 저소득층은 자신들의 세금이 높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33.05%로 일반 가구원의 28.06%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세 체계는 10여 년에 걸쳐 고소득자의 부담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편돼 왔다. 2012년에 소득 3억 원 초과 구간에 대해 38%의 세금을 부과했고, 2014년에는 최고세율 구간을 1억5000만 원으로 낮췄다. 2017년과 2021년에는 5억 원 초과(42%)와 10억 원 초과(45%)로 최고세율 구간이 확대됐다. 2023년에는 서민·중산층 부담 완화를 위해 1200만 원 이하, 4600만 원 이하 하위 구간을 1400만 원 이하, 5000만 원 이하로 바꿨다.
이 같은 세제 개편에 따라 저소득자 세금 부담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예컨대, 외벌이로 자녀 3명·부모 1명을 부양하는 중소기업 근로자 A 씨는 총급여가 연 4000만 원 수준이지만 근로소득세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세율표상 과세 대상이지만, 근로소득공제와 인적공제·4대 보험료 공제·자녀세액공제 등을 적용받고 나면 세액공제 합계가 산출세액을 크게 넘어서면서 연말정산 뒤 근로소득세가 0원이 되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은 32.5%다.
반면 총급여가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대기업 임원 B 씨는 소득의 5분의 1 가까이를 소득세로 낸다. 2024년 기준 총급여 상위 10%는 전체 근로소득세액의 71.7%를 부담하고 있다.
이현욱 기자,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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