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소스 특성’ 기반… 중국판 서비스로 산업 생태계 선점
검색·예약·메시지 자율적 처리
젠슨황 “차세대 챗GPT” 극찬
“골프예약하고 초대장” 지시하면
中서 컴퓨터에 설치·이용 열풍
텐센트 등 관련 AI에이전트 출시
국내선 보안우려로 제한적 사용
챗GPT·제미나이처럼 질문에만 답하던 인공지능(AI)을 넘어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완수하는 ‘에이전트 AI’가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의 판도를 다시 한 번 흔들고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개발한 ‘오픈클로’가 흐름의 주역으로, 최소한의 지시만으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제 소프트웨어나 도구를 조작해 업무를 완수하는 능동형 AI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에서 미국에 뒤처졌던 중국 기술 기업들은 오픈클로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를 쏟아내며 AI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국 SNS에서는 오픈클로를 설치하고 구동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을 프로그램 아이콘 모양에 빗대어 ‘랍스터 키우기’라는 유행이 번졌다. 오픈클로의 설치 방법과 조작이 다소 복잡해 중국 기업들이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개발자들이 여기에 몰리면서 ‘랍스터를 키운다’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가 최근 오픈클로의 무료 설치 지원 행사를 열자 선전 본사 앞에 1000명가량이 줄을 서기도 했다. 중국 최대 연례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오픈클로가 언급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가오원(高文) 중국 공정원 원사(院士·최고 과학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모든 사람이 랍스터를 키우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고 매우 조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오픈클로는 챗GPT나 제미나이와 달리, 질문에 대한 답만 내놓지 않고 사용자로부터 목표를 전달받아 직접 결과를 만들어낸다. 가령 사용자가 “이번 주 골프장을 예약하고 초대장을 보내줘”라고 명령하면 검색·예약·메시지 발송 등 다단계 과업을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AI가 ‘대답하는 단계’를 넘어 ‘일하는 단계’로 진화한 셈이다. 초기에는 ‘클로드봇’(Clawdbot)이나 ‘몰트봇’(Moltbot)으로 불리기도 했다. 오픈클로는 장기 기억 기능을 가지고 있어 과거 대화 내용·사용자 선호도·요청 작업들을 기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화된 자동화 업무나 맥락을 이해하는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글로벌 빅테크도 오픈클로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오픈클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인기 있으며, 가장 성공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며 “분명히 다음 챗GP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오픈클로의 오픈소스 특성을 활용해 빠르게 중국판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텐센트는 오픈클로 기반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워크버디(WorkBuddy)’와 ‘큐클로(QClaw)’를 잇따라 선보였다. 오픈클로 기반 클라우드 호스팅 AI ‘맥스클로’를 출시한 상장기업 미니맥스의 경우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175억 홍콩달러(3조3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중국 지방 정부도 오픈클로를 활용한 소규모 창업을 권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픈클로의 보안 우려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오픈클로가 컴퓨터 내부 정보에 접근해 직접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만큼, 기밀 정보 유출이나 오작동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개발자 사이에서는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별도의 컴퓨터를 활용해 업무용 PC와 분리된 환경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오픈클로 구동에 적합한 ‘맥 미니’의 수요가 급증하기도 했다.
국내 IT 기업들은 자체 에이전트 AI 기술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분야를 시작으로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일정과 위치, 검색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동선을 설계하고, 예약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 도중 AI가 맛집 장소를 추천하고 바로 예약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호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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