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뒤 두차례 통화… 끝내 숨져

최고수위 ‘국가소방동원령’ 무색

당국, 전국 금속가공 공장 점검

철저한 원인 조사

철저한 원인 조사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업체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74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24일 오전 경찰 관계자들이 조사를 위해 불에 탄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대전=김창희·김혜웅 기자, 전세원 기자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는 최초 신고 36분 만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는 등 외부 대응은 최고 수위에 도달했으나, 정작 공장 내부의 희생자들은 그 시각 이후에도 생존해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당국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금속가공 공장 등을 대상으로 30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긴급 안전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위험사업장 1000개소의 핵심안전수칙을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24일 문화일보 취재와 유족,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일 오후 1시 17분 최초 신고 이후 공장 내부 요구조자는 오후 1시 58분까지도 지인과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화재 신고 후 41분간, 소방출동 후 32분간의 골든타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척에서 전국의 소방력이 집결되는 긴박한 대응이 무색한 대목이다.

40대 희생자 A 씨는 화재 발생 후 연인과 두 차례 통화를 나눴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오후 1시 17분으로부터 약 30분이 지난 1시 47분, A 씨는 첫 30초 분량의 통화에서 “못 나갈 것 같다. 연기가 너무 많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마지막 통화 시각이다. 소방당국이 대응 수위를 최고 단계로 높여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시각은 오후 1시 53분이었으나, A 씨의 마지막 통화는 이로부터 5분이 더 지난 시간까지 이뤄졌다. A 씨는 이 통화에서 “어머니와 연락이 안 된다. 사랑한다고 대신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1분여 만에 전화를 끊었다. 외부에서는 전국의 소방력이 집결되는 급박한 대응이 전개되고 있었으나, 불과 수m 안쪽에서는 요구조자가 구조를 기다리며 생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만든 원인으로는 ‘복합 안전불감증’이 지목된다. 사망자가 집중된 ‘2.5층’ 공간은 불법 증축물로, 피난 통로가 제한적이고 창문이 작아 유독가스가 금방 가득 차는 구조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절삭유 유증기와 기름때는 불길을 순식간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대덕구청은 장기간 불법 증축 공간을 운영했음에도 현장 확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탁상행정’을 보였다. 한편 당시 119 상황실에는 화재 신고 및 문의 전화가 200여 건이나 쏟아졌다.

김창희 기자, 김혜웅 기자, 전세원 기자
김창희
김혜웅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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