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40대 직장인입니다. 최근 집중력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회의에 들어가면 앉아서 딴생각만 하고 나옵니다. 업무 메일을 쓰면서도 다른 할 일이 생각나면 불안해서 그 일을 하러 가고, 다시 돌아오면 뭐하려던 건지 기억이 안 납니다. 분명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승진을 하면서 업무도 많아지고 책임도 늘어서 그런지 정신이 없습니다. 그 이후부터 확연히 집중력 저하를 느끼고 있고 일상에서도 불편합니다. 혹시 요새 많이들 이야기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아닐까요?
A : 스트레스 받으면 뇌에 부하… 무기력하고 집중력 저하돼
▶▶ 솔루션
최근 집중력이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내가 혹시 ADHD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모두 다 ADHD라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이른바 ‘가성 ADHD’라고 할 수 있습니다.
ADHD는 기본적으로 소아청소년기에 시작되는 신경발달 질환입니다. 따라서 성인 ADHD를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어릴 때부터 그랬는가’입니다. 반대로 중년 이후에 갑자기 시작된 집중력 저하는 다른 원인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보통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태는 뇌에 부하가 많이 걸린 것임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원인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번아웃입니다. 회사에서 많은 책임을 떠안고 일을 하면서 성과에 대한 압박과 인간관계는 피해 갈 수 없는 부담이 됩니다. 가정에서도 크고 작은 일들로 계속 신경을 쓰다 보면, 뇌는 쉼 없이 긴장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가장 먼저 손상됩니다.
두 번째로 확인해 볼 것은 수면 상태입니다.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를 끊임없이 사용하면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계속 뇌를 자극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수면 또한 불규칙해지고 뇌의 회복을 방해하며 결국 피로가 풀리지 않아 낮에 깊이 몰입하는 능력 자체에 영향을 줍니다. 이럴 때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없어지기 때문에 ADHD와 유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것은 기분의 상태입니다. 우울과 불안은 종종 집중력 저하로 시작됩니다. 무기력하고 걱정이 많고 초조한 것을 집중이 안 된다고 느끼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정서적 문제를 무시하고 ADHD만 의심하게 되면 치료의 방향 또한 혼란이 오기 때문에 집중력이 저하될 때 기분의 문제를 확인해 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잘 들여다보면 지친 순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성 ADHD와 진짜 ADHD를 구분하는 목적은 우리에게 진단명을 정확히 붙이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이 어떤 것이 힘들고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집중력 저하는 뇌가 보내는 조용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짐을 느끼신다면 혹시 ADHD가 아닐까보다는 얼마나 내 뇌는 잘 쉬고 회복하고 있는가를 먼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차승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법제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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