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과 미국 간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석유·가스 공급난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에너지 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이중 필리핀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밤 “국가 에너지 공급에 위험이 임박했다”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우선 1년간 유효한 것으로, 마르코스 대통령은 연료·식량·의약품·농산물, 기타 필수품의 안정적 공급과 배분을 보장하는 비상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또 관련 정부 부처에 통상적 절차를 건너뛰어 세계적인 시장 혼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이 중 에너지부는 석유 등 연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관련 제품을 조달하고 필요시 계약금의 15%를 선금으로 지급하며, 사재기나 폭리 행위에 대해 직접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또 교통부는 대중교통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도로 등 통행료·항공료를 인하 또는 유예하는 한편, 위기 상황에 처한 개인에 대한 지원을 신속히 처리하게 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심각한 공급망 차질과 상당한 변동성,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을 초래해 “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로 정부는 현행법에 따라 조율된 대응 조치를 시행해 세계 에너지 공급 차질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은 이미 미국의 30일간 러시아산 석유 판매 허용 조치에 따라 5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필리핀 정부는 또 발전용 석탄 가동을 극대화하고 최대 석탄 공급국인 인도네시아로부터 석탄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가린 장관이 밝혔다. 필리핀은 현재 발전량의 약 60%를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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