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합수본 존폐 위기

 

밀수·제조수사 전문성 가진 檢

검찰청 폐지땐 범죄 대응 차질

 

경찰은 유통·투약자 검거 특화

국내·외 대형 수사에는 ‘한계’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봉현 수원지검장)의 향후 운영계획이 아직 마련되지 않는 등 정부의 마약범죄 대응 역량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찰의 마약 수사 역량과 노하우가 사장되면 갈수록 교묘해지는 마약 밀수와 해외 국가와의 사법공조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10월 검찰청 폐지 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이 신설되면 그간 검찰이 맡았던 마약수사는 중수청이 맡게 된다. 하지만 검찰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마약합수본의 후속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마약수사 권한이 중수청으로 넘어가는 것만 정해졌을 뿐 합수본 운영방안 등은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마약범죄 급증에 따라 지난해 11월 검찰·경찰 등 8개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마약합수본을 구성했다. 86명으로 구성된 합수본은 김 지검장을 본부장으로 수원지검에 꾸려졌다.

검찰청 폐지로 검찰이 마약수사에서 손을 떼면 정부의 마약범죄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마약수사는 경찰도 담당하지만 검·경의 수사 전문성은 차이가 있다. 경찰은 현장수사를 통한 국내 유통과 투약자 검거에 특화된 반면 검찰은 마약 밀수·제조 관련 수사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중수청이 검찰 대신 마약 수사를 맡지만, 중수청으로 이동을 원하는 검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검찰에는 공인전문검사 제도를 통해 마약 분야 블루벨트(2급) 자격을 보유한 전문 검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수사 노하우가 사장될 수밖에 없다. 30년 넘게 검찰과 법무부가 중심이 돼 구축한 마약범죄 관련 국제 공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청에서 마약수사를 맡아도 검사들의 수사역량이 사장되면 마약 및 조직폭력 범죄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빠지면서 영장청구 절차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검찰이 대규모 마약 수사, 경찰이 지원·단속을 맡아 역할 분담을 했는데 검찰청이 없어지면 마약수사 기능이 대단히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강력통’ 출신 김희준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도 “검찰의 마약수사 전문성을 새 수사체제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정하지 않은 채 검찰 수사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혜진 기자, 김군찬 기자, 강한 기자
황혜진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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