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전협상 앞서 치열한 공방

 

美, 지상병력도 중동으로 집결

이란, 역내 미군자산 집중공격

원유기지 하르그섬에 병력 추가

 

양측 협상 무산땐 전면전 확산

중동 6개국, 이란에 반격 경고

드론 공격에 불타는 쿠웨이트

드론 공격에 불타는 쿠웨이트

25일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쿠웨이트 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연료 탱크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래픽 = 하안송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양측은 연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이란 군사시설과 함정에 대한 집중 공격과 함께 해병대·공수부대 등 지상군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침공에 대비해 석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 방어시설을 강화하고 방공망을 재건하는 한편 인도양에 전개된 미 항모전단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양측이 에너지 기반시설 등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고 있어 휴전 논의 무산 시 중동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전화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군의 대(對)이란 전쟁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X에 올린 전황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군이 1만 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쿠퍼 사령관은 “이란 국경 밖으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이란의 능력을 제거한다는 명확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계획대로 또는 계획보다 일찍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성과를 합하면 우리는 수천 개의 표적을 더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공습과 동시에 미군은 현재 해병대와 공수부대원 등 지상 병력도 중동으로 집결시키는 중이다.

이란은 미군의 지상군 침공에 대비하는 한편 중동 이웃 국가들과 역내 미군 자산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미 해병대와 공수부대가 페르시아만 내 핵심 원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에 상륙·강하할 것을 대비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방송은 이날 이란이 하르그섬에 병력과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시스템(MANPADS) 등 방공 전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대인·대전차 지뢰 등을 미군 침투가 예상되는 지점에 매립하는 등 다층 방어선 역시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또 미 지상군 투입 시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이날 이란군이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겨냥해 순항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링컨호를 겨냥해 100발 이상의 미사일을 한 번에 발사했다”면서 “미사일이 모두 요격됐다”고 밝혔다.

양 측의 공방이 격해지면서 물밑에서 진행되는 협상이 무산되면 전쟁이 급격히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양측이 앞서 에너지 기반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상태라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27일까지 이란 내 발전시설에 대한 공격을 유예한 상태다. 미국이 공격에 착수할 경우 목표가 될 주요 발전소로는 테헤란 외곽의 다마반드 복합화력발전소, 카스피해 인근 샤히드 라자이 화력발전소 등이 지목된다. 이란은 중동 각국에 위치한 에너지 기반시설 10곳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목표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바일 석유화학단지 등이 포함됐다. 또 이란이 중동 국가들의 담수화 시설과 정보기술(IT) 시설 등에 대한 공격도 공언해 사우디의 라스 알 카이르 담수화시설과 UAE의 제벨 알리 항구 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의 공격에 중동 6개국은 군사 반격 가능성을 공동으로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주권, 안보,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책을 실행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2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