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검찰청이 철폐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만들어지면 당분간 ‘범죄자는 살판나고 범죄 피해자는 죽을 판 된다’는 우려가 쏟아졌는데, 6개월을 앞두고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계의 다양한 우려에도 여당은 입법을 강행했고, 대통령은 재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 보완수사 논란이 말해주듯, 대안도 제대로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과격하게 80년 가까이 된 형사사법 체계를 파괴한 후유증은 오롯이 선량한 국민 몫이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의 안미현 부부장검사가 24일 SNS에 올린 글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안 검사는 ‘파산지청’ 제목의 글에서 ‘정원이 30명인 천안지청의 현재 평검사 인원이 12명’이라면서 1년 전만 해도 검사 1인당 200건 수준이었던 미제 사건이 500건을 넘겼다고 했다. 내란·김건희·해병 특검과 상설특검(관봉권·쿠팡), 2차 종합특검 및 정교유착비리 합동수사본부 차출에 더해 사직 검사도 속출한다고 했다. 부산지검·수원지검 등 다른 검찰청 사정도 비슷하다. 그는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도 감당이 안 된다’며 ‘검사도 숨 좀 쉬고 살게 보완수사권도 거둬가시라’고 했다. 공소만 담당하게 되면 검사는 편해지겠지만, 범죄 수사는 크게 지연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수사 현장의 진단이다.

형사사법 체계에도 개선하고 혁신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수사·기소 분리라는 도그마 때문에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면 수사기관에는 과부하가 걸리고, 공소 유지 의지와 역량도 약해진다. 수사의 정치 종속 위험도 커진다. 언제쯤 새 시스템이 정착될지 장담하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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