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 49분쯤 울산 북구 화봉동 동울산세무서앞에서 세금 추징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26일 오전 10시 49분쯤 울산 북구 화봉동 동울산세무서앞에서 세금 추징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곽시열 기자

거액의 세금 추징에 항의한 택배노조 간부가 분신을 시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26일 울산 북부경찰서·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9분쯤 울산 북구 동울산세무서 청사 앞 야외 주차장에서 50대 남성 민원인 A 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A 씨는 몸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였고, 이 과정에서 전신에 불이 붙는 등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를 말리려던 세무서 남성 직원 1명도 손과 머리카락 등에 불이 옮겨붙어 경상을 입었다.

분신을 시도한 A 씨는 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 산하 노동조합에서 지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의 분신 시도 배경에는 최근 울산지역 택배기사 다수를 대상으로 내려진 거액의 부가가치세 추징 통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택배 기사들의 세무 신고를 대행하던 B 씨의 부정행위가 세무 당국에 알려지면서였다.

B 씨는 지난 5년간 택배 기사들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세액공제 대상인 ‘매입세액’을 부풀려 신고해오다 최근 세무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세무 당국은 B 씨가 관리하던 택배 기사 약 10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택배기사들은 5년 치 미납 세금 약 3000만원에 과징금, 성실납부 위반 가산세 등까지 포함해 1인당 1억 원 안팎에 달하는 추징금을 통보받았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회장인 A 씨가 조합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세무서를 방문해 선처를 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신한 것 같다”고 전했다.

A 씨는 분신 직전 노조 단체 대화방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과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남긴 글에는 “앞으로 성실히 모범적으로 행하겠다는 다짐도 가차 없이 법대로 한다는 말에 어느 한 곳 기댈 곳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잘못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추징금이) 너무 가혹하다”, “과오를 반성하고 있으니 넓은 아량으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노조 측 설명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곽시열 기자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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