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학기 한국산업인력공단 능력평가이사
최근 직업계고등학교 신입생 지원율이 학령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승하고 있다. 입학정원 대비 지원율이 100%를 넘은 학교도 많다. 광주광역시 직업계고 신입생 지원율은 2022년 83%에서 2026학년에는 132%까지 뛰었다.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 개선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이런 현상에는 직업교육 훈련의 정상화를 목표로 2015년부터 시작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의 역할도 있었다고 본다.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는 산업현장의 직무를 중심으로 국가기술자격과 직업교육훈련을 연계해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도입됐다. 산업현장(일)과 괴리돼 운영되던 직업교육훈련과 기존 자격(검정형)을 일-훈련-자격의 연계를 통해 자격취득자의 취업 경쟁력과 신규 취업자의 현장 적응력을 높일 수 있게 했다. 매년 실시하는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의 운영 성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도입 취지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의 취업률이 검정형이나 일반 직업훈련 수료자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실무 적응 기간도 짧아 채용 기업의 만족도도 높다.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를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산업현장의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자격기본법’을 통해 표준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5년 과정평가형 자격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교육부에서는 직업계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개편했으며, 고용노동부도 직업훈련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과정평가형 자격은 운영 절차가 엄격하고 철저하다. 자격 취득을 위한 모든 과정은 실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심사 및 평가와 모니터링 등 모든 단계에는 산업현장 전문가가 50% 이상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자격의 현장성 확보에도 중점을 뒀다. 2025년 한 해 검정형 자격취득자는 59만여 명이었지만, 과정평가형 자격취득자는 1만2000여 명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취득자가 6만6000여 명에 불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 운영기관과 과정은 과정평가형 자격 포털(CQ-NET)에 모두 공지돼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사람은 인근 직업훈련기관에서 등록하면 된다. 취업하려는 분야의 지식과 경력이 없어도 배우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근 기업에서 경력자의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실무능력을 갖춘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전직을 희망하는 퇴직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국책 금융기관에서 30여 년을 근무하고, 정년 퇴임한 박대경 씨는 과정평가형 조경산업기사 자격 과정에 참여해 자격을 취득했고, 국립대학 조경관리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과정 중심의 교육과 자격 취득은 퇴직 이후에도 다시 산업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통로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산업은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정평가형 자격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제도로, 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이 ‘현장에서 일 잘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더욱 확산돼 산업 경쟁력 강화와 개인의 경력 개발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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