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논설위원
유시민 작가는 좌파 진영 내에서 논쟁적 인물이다. ‘항소이유서’로 운동권에서 유명해졌고, 국회의원에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냈으며 대선 후보 반열에도 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속했던 정치 집단에서는 분열의 씨앗이 됐고, 거친 독설로 팬도 많지만, 적도 많다.
지난 2003년 4월 재보궐선거(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당선돼 국회 본회의장에 선서를 하러 왔는데 복장이 파격이었다. 양복 대신 베이지색 면바지에 티셔츠, 재킷을 입고 올라오자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다음 날 양복을 입고 와서 선서를 했다. 그때 입었던 면바지를 ‘빽바지’로 불렀는데 당시 개혁파(수도권+친노무현계)의 상징이 됐다. 반면, 그해 9월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서기 직전 당무회의장에 러닝셔츠 차림의 50대 남성이 당 사수를 외치며 들어온 것을 비유해 ‘난닝구’는 당권파(호남+구민주계)를 상징한다.
난닝구-빽바지 논쟁은 좌파 내부의 고질적인 논쟁거리가 됐다. 난닝구는 호남과 기득권의 상징으로, 빽바지는 개혁파의 상징으로 이어져 왔다. 정통 민주당 세력들은 유 작가를 ‘분열의 씨앗’이라고 한다. 그의 정치 행적은 늘 논쟁을 불러왔는데, 이번엔 ‘ABC론’을 들고나와 여권 내부의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유 작가는 지난 18일 한 유튜브에서 여권 지지층을 A(가치 중심), B(이익 중심), C(A와 B의 교집합) 등 세 부류로 구분했다. A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코어 그룹이다. 반면, B는 ‘뉴 이재명’ 세력처럼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C는 양쪽 다 속한 기회주의자 그룹. 유 작가는 B 그룹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돌을 던질 사람들”이라고 폄하했다.
이 발언으로 친명 중 ‘뉴 이재명’파들이 발끈했다. 그러잖아도 정청래-김어준과 뉴 이재명 그룹 간의 ‘공소취소 사주설’로 갈등이 심한데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다. 친명 김영진 의원은 “MBTI도 최소한 16개인데 어떻게 세 부류로 단순화하냐”고 비판했다. 내 편은 정의롭고 도덕적이고, 반대편은 기회주의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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