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민평기 상사 형, 정부에 분통

“5·24조치 해제, 면죄부 주는 일”

윤청자 여사 “국민 생각 안 해”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고 민평기 상사의 형 민광기 씨는 27일 “이재명 대통령은 대체 왜 북한을 향해 천안함 폭침과 함께 산화한 46명의 용사들에 관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민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용사’는 없고 ‘평화와 번영’이라는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번영이라는 허울로 북한에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하는 정책을 쓴다면 그건 가짜 번영”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 없이 “바다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민 씨는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과나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입장을 전혀 표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부에서 ‘5·24 조치’ 해제에 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범죄자에게 아무런 죗값도 치르지 않고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5·24 조치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단행된 것으로,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불허 등이 핵심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남북 간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회복하는 조치로 적극 검토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 씨는 “정 장관의 발언 하나하나가 정말 유족을 생각하는 것인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용사들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민 상사의 모친 윤청자(사진) 씨도 “정부가 (대북정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제일 억울하고 분하다”며 “국가가 국민을 생각하는 모습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윤 씨는 천안함 피격으로 막내아들인 민 상사를 잃고, 유족 보상금 1억 원에 국민 성금과 익명의 기업이 기부한 898만8000원을 보태 국가에 기부했다. 해군은 윤 씨가 기부한 방위성금에 국방예산을 더해 12.7㎜의 K6 국산 중기관총 18정을 해군 2함대 산하 초계함 ‘영주함’ 등 9척에 각 2정씩 장착했다. 윤 씨 모자는 지난해에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찾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에게 다가갔지만,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민 씨는 “어머니의 삶 자체가 억울함과 분노”라며 “정부를 향한 불신만 가중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각 정당의 주요 인사들도 이날 기념식 현장을 찾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백선희 의원이 조 대표 대신 참석했다.

김대영 기자, 서종민 기자
김대영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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