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여당의 대통령 공소취소 國調

위헌·위법이고 의원 직권남용

공소취소 목적 부인은 코미디

 

檢폐지·사법3법·국조 한 흐름

만기친람하며 선택적 침묵 李

김성태 기사 SNS 링크 부적절

여당의 검찰청 폐지와 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증원법 등 사법 재편 입법이 8개 사건으로 5개 재판을 받다 중지된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 제거 목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급기야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찰에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61석 과반 의석의 집권당 힘으로 밀어붙인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는 직권남용이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블랙 코미디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삼권분립 원리로 도입한 국정조사권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해 행사하는 건, 위헌·위법할뿐더러 비상식적인 일이다. 입법부가 사법부의 재판에 개입하는 국정조사는 그 자체로 헌법 위반이고 국정감사·조사법 위반이다. 국감조법 제8조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訴追)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위헌·위법성을 우려한 건지, 너무 노골적이라서 민망했는지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가 공소취소 목적이 아니라고 강변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이다. 말도 안 되는 국정조사를 추동한 친명 의원들의 최초 모임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이었다. ‘공취모’를 받아 한병도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아 출범시킨 당 공식기구 이름도 ‘윤석열 정권의 조작 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 특별위원회’다. 눈 가리고 아웅 하기에도 너무 늦었다.

진상을 규명한다면서 ‘정치검찰’ ‘조작 기소’라는 일방적 주장을 담았다. 결론을 정해 놓고 벌이는 ‘답정너’ 국조임을 자백하는 셈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사건뿐만 아니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이 대통령 분신 얘기도 듣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송영길 전 대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민간업자 등 여권이 관련된 사건에 대해 조작 기소를 입에 달고 사는데, 검찰이 정상이었다면 명예훼손 피소 감이다.

조작 기소 국조는 이 대통령 관련 대장동·위례신도시·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김용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7건을 대상으로 한다. 구색 갖추기로 끼워 넣은 듯한 사건을 제외한 이 대통령 사건에선 관련 피고인 또는 공범들이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위례 사건 업자들이 무죄를 받았지만,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검찰이 법 적용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필리핀 순방 중이던 지난 4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구치소로 면회 온 지인에게 “이재명에게 돈 준 게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SNS에 링크하고 ‘수사·기소권으로 증거 조작, 사건 조작은 일반 범죄자가 저지르는 강도나 납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고 썼던 게 새삼 상기된다. 말려야 할 여당 의원들의 공소취소 움직임을 외려 부추긴 셈이다. 자신도 기소된 방북 비용 대납 사건이 조작됐다는 취지인데, 태국에서 2023년 1월 17일 강제 송환된 김성태가 3월 10일 한 발언으로, 이미 한 달 반 전인 1월 말에 검찰에서 대북송금 사실을 다 진술한 뒤였다. 자백을 끝낸 김성태가 측근에게 “∼하고 싶다”고 미래형으로 얘기한 다른 의도나 불가피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법원 판결과 증거들은 방북 비용 대납이 사실임을 가리킨다. 징역 2년6개월이 선고된 김성태 1심 유죄와 징역 7년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 3심까지의 재판 결과가 그렇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SNS에 재미난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권력은 국민을 위해 절제해서 행사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시점이 문제다. 10월 2일 해체되는 검찰청을 대신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을 놓고 ‘검사권’을 완전히 없애려는 여당 강경파를 설득한 것인데, 이보다 더한 사법 3법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나라 망신이랄 수 있는 집권당 의원들의 대통령 공소취소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다. 이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에선 만기친람 지적이 나올 정도로 구구절절 언급하면서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문제에선 침묵을 지키는 것도 보기 안 좋다.

김세동 논설위원
김세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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