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과 대(對)드론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진화의 시험장이 됐다. 미국·이란 전쟁을 통해 드론 무기체계는 현대전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을 모델로 한 저비용 고효율 공격드론인 루카스(LUCAS)를 이란 공습의 선봉장으로 내보낸 뒤 핀포인트 정밀공격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란이 미국 군사기지를 공격한다며 걸프 국가를 타격한 무기 중 약 71%가 드론으로, 장기전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전 세계가 저비용 비대칭무기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미래전은 사람이 직접 전쟁하지 않고 무인 로봇에게 살상 등의 임무를 맡기는 무인 전쟁 시대로 가고 있고, 그 선봉에 드론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드론 공격 위협에 제대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북한의 대남 공격 구상은 드론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김형석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은 북한이 이란·러시아와 드론 기술을 교류하며 AI 드론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드론 분야에서 이란의 샤헤드 설계·제조 기술이 러시아 알라부가 공장을 거쳐 북한으로 이전되는 간접 경로를 통해 기술 공유가 이뤄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부터 무인 타격을 계속 강조했고, 2021년 적의 종심 500㎞ 타격을 국가과업으로 설정한 뒤 드론과 AI 기술 결합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올해 초 드론 생산인력을 기술 협력을 위해 러시아에 대거 파견했다. 중국 중소기업이 드론 생산설비를 북한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방부가 드론작전사령부의 조직 개편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장관 자문기구인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가 제시한 드론사 해체 권고를 뒤집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등 무인장비를 전문으로 다루는 군종인 무인장비군을 창설했다. 우리 드론사와 비슷한 조직이지만 합동군 사령부 같은 형식이 아닌 육해공 등의 군종을 따로 분리해 창설했다. 러시아는 전문 군종은 아니지만, 무인시스템군인 드론전문부대를 창설하는 등 드론전문부대 창설·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 심화에 따른 대안으로 무인 무기체계 분야를 중심으로 소모성 무인 시스템을 배치한다는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을 발표했다. 2023년 8월 미 국방부가 기존 방식만으로는 중국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하게 내리게 된 결단이 이 전략이다.

이번 기회를 드론사를 강화·발전·확대하는 계기로 삼아, 복잡한 무기체계 획득 절차부터 바꿔야 한다. 전쟁을 통해 기술이 단련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수명 주기는 재작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우리나라 무기 수명 주기 30년과 비교된다.

우크라이나 경우 기업에서 만든 무기를 군인들이 사용하고 나서 학계 연구진에 물어본 뒤 바로 프로그램을 바꾸는 구조다. 드론 제작부터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불가피한 중국산 부품 수입 목록을 정확히 제시해주고,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 제작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노력이 절실하다.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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