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논설위원

‘알라는 위대하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유대인에게 저주를, 이슬람에 승리를.’

지난달 28일 이란전에 뛰어든 예멘의 친(親)이란 이슬람 무장 정파 후티 반군의 슬로건이다. ‘안사르 알라’(신의 지지자)라는 이름을 가진 후티 반군은 1994년 예멘 북부 산악지대에서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인 자이드파가 창설했다. 종교학자이자 예멘의회 의원을 지낸 압둘 말리크 알후티의 이름을 따 ‘후티’로 불린다. 후티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친미 성향의 살레 정부에 대항해 게릴라전을 펼쳤다. ‘아랍의 봄’ 이후인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국 연합군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며 후티를 공격했다. 2022년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휴전했다. 하지만 다음 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자 후티는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연계 상선 수십 척에 무차별 미사일·드론 공격을 했다. 2024년 1월 미국이 연합군을 조직해 900회 이상 공습했고, 지난해 5월 휴전했다. 후티 반군은 드론 공격으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망인 사드(THAAD)와 이스라엘의 방공 무기 애로3를 동시에 뚫기도 했다. 후티 무장 조직원은 35만 명으로 한 국가의 정규군 규모다.

후티, 하마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와 함께 미국·이스라엘에 맞서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전쟁 초기부터 뛰어들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파견하고, 헤즈볼라 거점을 맹공했다. 수많은 사상자와 10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했다. ‘신의 당’이라는 뜻을 가진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전(1975∼1990년) 때 조직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레바논의 정치 세력으로 성장했다. 예비군을 포함해 최소 6만 명의 전투원에 미사일 비축량이 15만 개에 달한다.

후티 반군과 헤즈볼라의 측면 지원이 계속될 경우 이란은 대미 항전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후티 반군이 글로벌 해상 원유 수송의 12%가 지나가는 예멘 밑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경우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수송로가 막히면서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끼칠 전망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