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기의 K스트리트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국 워싱턴DC의 청소년 통행금지령(Juvenile Curfew Act)은 1995년 처음 도입됐다. 도입 직후 위헌 소송으로 집행이 중단됐다가 1999년 연방 법원에서 합헌 판결 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통행금지 조치는 청소년 강력 범죄가 다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2023년부터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DC 시의회 등에서는 통행금지 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공방이 오가기도 한다. 현재 DC 시의회는 오는 15일 만료되는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긴급법(Juvenile Curfew Zone Emergency Law)’의 연장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토론에 돌입한 상태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자 시의회 사법·공공안전 위원장인 브룩 핀토 의원은 지난달 14일 네이비야드에서의 ‘틴 테이크오버’ 사건 뒤 “통행금지 구역은 경찰에게 필요한 집행 도구(Enforcement tool)”라며 “이 사건 이후 이 법안을 연장하지 않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행금지 조치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저니즈 루이스 조지 민주당 시의원은 “통행금지령은 지난해에만 1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넣었다”며 “단속 건수만 늘리는 것은 치안의 착시현상일 뿐, 근본적인 폭력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니퍼 돌리악 텍사스 A&M대 경제학 교수는 2018년 발표한 논문에서 워싱턴DC의 통행금지 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한 시간 당겼을 경우 ‘한계 시간대(11:00 PM∼11:59 PM)’의 총기 사고가 150%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돌리악 교수는 통행금지가 시작되면 그들을 데리러 나온 부모, 인근의 선량한 시민 등 ‘잠재적 목격자’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게 되는 ‘거리의 눈’ 상실 현상으로 한계 시간대의 역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워싱턴DC 시와 경찰 측에서는 ‘무법천지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자체가 의미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비야드 지역의 상인들은 최근 발생한 ‘틴 테이크오버’ 사태에 대해 “지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라며 시 당국에 즉각적인 치안 및 통행금지 구역 설정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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