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發 한국경제 파장… 3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2.2%↑

 

유가 상승에 물류비 부담 껑충

시차 두고 반영… 영향 본격화

수입농축산물 값 등 오를 전망

‘안정세’ 가공식품도 불안불안

지난달 인상된 유가가 물류 비용에 녹아들며 이달부터 석유류 외 품목에서도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3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하락으로 물가 상승폭이 제한됐는데 수입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체감물가가 크게 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고강도 담합 조사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공식품 물가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2%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등해 석유류가 9.9% 상승한 영향이 컸다. 경유(17.0%), 휘발유(8.0%), 등유(10.5%) 등이 주로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물가 상승이 일부 상쇄됐다. 실제로 미국·이란 전쟁에도 3월 소비자물가는 직전 2개월과 비교해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10·11월 2.4% △12월 2.3% △1·2월 2.0% 등이다. 또한 농산물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를 억제했다. 3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이 가운데 농산물이 5.6% 하락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25%포인트 낮추는 역할을 했다.

고공 행진하던 가공식품 가격도 3월 들어 상승세가 둔화했다.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1.6% 상승, 2월(2.1%)보다 상승폭이 낮아지며 2024년 11월(1.3%) 이후 1년 4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출고가가 인하돼 설탕(-3.1%)이 하락 전환했고, 밀가루도 2.3%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밀가루 업체에 대한 담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가격을 인하한 영향이다. 당장 빵 가격의 경우 3월 들어 전달 대비 가격이 0.2% 하락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라면 등도 4월 출고분부터 가격이 더 낮아질 예정이다.

미국·이란 전쟁발(發) 물가 인상은 이번 달부터 가시화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이 물류 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류할증료는 이번 달부터 직전 대비 2.7∼3.5배 뛰어올랐다. 항공유는 직전 두 달간의 항공유 평균시세를 반영해 책정된다. 유가가 당장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물류 운송비는 당분간 높게 유지돼 수입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통상 유가와 연동되는 환율도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4일 장중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이달 들어서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유가 상승이 구조적으로 1∼2개월 내 항공료에 영향을 주고 이후 수입농축산물 영향을 주는 구조”라며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외식 품목이나 가공식품, 공업제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에너지 수급관리 등 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신병남 기자, 장상민 기자
신병남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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