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주화 뒤 최강 권력인 李정권
공소취소 외치더니 국정조사
유시민 “미친 짓” 비판할 지경
조작기소 국조에는 3大 위헌성
권력 과포화로 오남용에 둔감
막강했던 권력 末路 반면교사
민주화 이후의 역대 정권 중에서 이재명 정권처럼 막강한 정권은 없었다. 제왕적 대통령의 힘이야 여전하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국회를 좌지우지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지배력 또한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강한 권력이다 보니 그 오남용도 늘고 있다.
100여 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모임에 가입하더니, 급기야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해 국회에서 ‘조작기소 국조특위’까지 구성해 지난 3월 31일 활동을 시작했다. 오죽하면 사실상 골수 민주당이라 할 수 있는 유시민조차 민주당 의원들의 공소취소 모임을 일컬어 ‘미친 짓’이라 했을까!
왜 이런 일들이 미친 짓인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수사·기소·재판과의 관계, 특히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 국정감사·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訴追)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국정감사·조사권은 국회의 대표적인 국정통제권이다. 삼권분립의 틀 안에서 행정부의 권한 오남용 통제를 위해 국회에 인정되는 권한이다. 그런데 공소취소 국조특위는 세 가지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첫째, 국정감사·조사는 삼권분립의 틀 안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진행 중인 수사·기소 및 재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법을 지배함으로써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무력화할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둘째,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는 삼권분립에 따른 상호 통제의 메커니즘과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전 정권에서의 수사·기소 및 재판을 정권 교체 이후 뒤집으려는 것이지 현 정권 내에서의 삼권 간의 상호 통제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번 국정조사는 이해충돌이 특히 눈에 띈다. 국정조사는 물론 국가권력의 행사는 이해충돌을 피해야 하는데, 이번 국정조사는 공소취소를 위한 것으로 노골적인 이해관계 개입이 아닌가?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 19세기 말 영국의 정치인이자 사학자 액턴 경의 말처럼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이 말은 현 민주당 정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민주당 정권의 권력은 과포화 상태이며, 권력의 과잉으로 인해 권력 오남용에 대한 조심성과 민감성이 마비된 상태다. 협치(協治)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독선적인 국정 운영, 입법의 독주와 폭주, 사법권에 대한 무시와 종속화 시도, 심지어 대북전단금지법처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사안조차 편법적으로 재입법하는 등 권력 오남용이 무수히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헌법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가장 기본적으로 삼권분립의 정신을 무시하고 침해할 뿐 아니라, 진행 중인 수사 및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동이 빈번하며, 그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이해충돌의 금지라는 원칙조차 거리낌없이 무시하는 점들이 확인된다.
비록 이 정권이 민주화 이후 가장 막강하다지만, 민주화 이전에 더 막강했던 정권도 많았다. 이승만 정권, 박정희 정권, 전두환 정권을 돌이켜보라. 그런데 그 정권들의 말로(末路)는 어떠했던가? 야당은 무력했고 사법권을 비롯한 삼권분립 체계 내에서의 권력 통제는 작동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감히 반기를 들기 힘들었던 막강한 정권들이 결국 권력 오남용으로 자멸했던 것 아닌가? 심지어 6·29 선언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노태우 정부로 정권을 이양하면서 헌법에 국가원로자문회의를 끼워 넣고 상왕으로 군림하려 했던 전두환은 어떻게 됐는가?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데서 시작됐다. 아무리 완벽하게 쌓아 올린 둑이라 해도 결국은 무너지고 말았다. 이승만 정권 붕괴의 계기가 3·15 부정선거일 줄을, 유신체제의 붕괴가 박정희의 최측근 가운데 한 사람인 김재규에 의한 암살일 줄을, 상왕을 꿈꾸던 전두환의 몰락이 믿었던 노태우가 그를 버리고 5공화국 비리를 파헤치면서 시작될 줄을 그 누가 예상했던가.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최고로 막강했던 3개 정권의 몰락 방식이 다 달랐다는 것이다. 최고의 권력자도 완벽하지 않고 신은 그 허점에 몰락의 계기를 숨겨 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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