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상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달 30일 한국 등 50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가운데 북한인권결의안을 2003년 이래 24년 연속으로 채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유엔총회에서 한국 등 61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21년 연속 채택한 데 이은 것이다. 두 차례 모두 별도의 표결 없이 합의(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우려를 보여준다.
결의안은 모든 유엔 회원국을 대상으로 인권 상황을 4년6개월마다 포괄적으로 검토하는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에 북한의 자발적 참여를 환영하면서도 북한의 반인권 행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UPR은 유엔 회원국들의 인권 실태를 심의하고 관련 정책 개선 등을 유엔헌장과 세계인권선언, 그리고 여러 인권 관련 협약 등에 따라 권고하기 위해 2008년에 도입된 유엔 인권보호 제도이다.
북한은 지난 2024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차 UPR에서 자발적인 심의를 받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에 북한 내부 인권 악화 상황을 처음으로 다루는 심의여서 북한에서 제출한 인권 보고서의 내용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북한은 이 보고서에서, 주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으나, 미국과 한국 등의 적대적인 대북정책으로 인권 침해가 부각 되고 있어 러시아 및 중국 등과 긴밀히 협력해 개선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사 당일 현장에서 권고발언을 진행한 우리나라 등 86개 회원국은 북한의 인권 실태를 비판했다.
이번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은 제4차 UPR에서 북한에 대한 심의 결과 보고서의 일정 부분이 반영·작성됐으나, 이전의 결의안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다. 이는 UPR이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권고 또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유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북한이 열악한 인권 실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외교를 표방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인권결의안 작성과 제안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이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2019∼2021년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그동안 국내외 안보 정세와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추진돼 왔다.
특히,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많은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우리 정부도 그에 맞게 북한 인권정책을 추진했다. 2024년 10월에 있었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우리나라가 2025∼2027년 임기의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정부가 대북정책의 핵심인 북한과의 신뢰 회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라는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우선한 원칙적 판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10년 전인 2016년에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른 북한인권재단 설립과 정상적 운영 등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진정성 있는 협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통한 진보적 가치관 구현이 절실하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2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2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