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중동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하루 앞당겨 연 것은 시의적절했다. 이미 전쟁의 불길은 에너지 시장을 넘어 식량과 축산물, 수산물 등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식탁 물가 등 일상 소비까지 도미노처럼 위협하는 것이다.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글로벌 식량 가격은 전월 대비 2.4% 올라 1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비료 대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요소 공급량의 30%를 담당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요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곡물 생산 기반을 뒤흔든다. 골드만삭스는 “비료는 곡물 가격의 20%를 차지한다”며 봄 파종기의 비료 부족이 곡물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축산물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사료용 곡물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취약성이 드러난다. 기름값 부담으로 출어를 꺼리면서 ‘피시 인플레이션’까지 고개를 든다. 밥상 물가 전반이 들썩이는 ‘애그플레이션’의 전형적 전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낮게 나타난 것은 일시적 착시다. 농산물 가격 하락이 물가를 눌러놓았지만, 유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주요 8개 글로벌 투자은행이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로 올리면서 “3%를 웃돌 수 있다”라고도 경고한 이유다.
중동 정세는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다. 하지만 피해는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유류세 인하나 최고가격제 같은 단기 처방만으로 복합적 공급망 충격을 감당하기 어렵다. 대체 공급선 확보와 전략 비축 물량 확대, 수입선 다변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기업의 생산 기반이 흔들리면 물가 불안이 더욱 증폭되는 만큼 피해 업종에 대한 신속한 지원부터 서둘러야 한다. 물가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할 민생 안정 총력전이 급하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