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이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2차 추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이라고 해도, 국정을 책임진 세력으로서 무원칙·무책임한 일이다. 세금을 내는 국민과 기업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전쟁 추경’이라면서 부적절한 항목을 끼워 넣은 사례가 수두룩하다. 1차 추경의 적절성을 따지고 효과 검증부터 하는 게 옳다.

여당 의원이기도 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6일 “(2차 추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렇게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하반기에 추가 추경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했다. 26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주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심사가 막 시작된 시점이다. 초과 세수를 앞당겨 쓴다는 1차 추경 논리에도 문제가 많지만, 2차 추경은 나랏빚과 직결된다. 1차 추경만으로 재정 적자(관리재정수지) 전망치가 107조6000억 원이다. 추가 추경 땐 역대 최대 폭인 2022년(117조 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올해 말 1400조 원으로 예상되는 국가채무(중앙·지자체)가 더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1304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9조4000억 원이 증가한 상태다. 적자 살림을 메우려 국고채 발행이 증가하면 금리가 올라가고 소비·투자는 위축된다. 유동성이 늘어 물가 및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 10차례 추경을 편성한 문재인 정부의 ‘추경 중독’으로 실제 겪은 일이다. 국가채무를 마구 늘리는 것은 그러지 않아도 힘든 청년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재정 패륜’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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