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상위 20% 고가 아파트 가격이 하락 전환한 반면 중저가 아파트값이 계속 오른 결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 지표가 통계 개편 이래 처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뛴 결과로, 실질적인 주거 안정이 구현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34억6065만 원으로 지난 2월 34억7120만 원보다 1055만 원 하락했다. 반면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2월 5억534만 원에서 3월 5억1163만 원으로 629만 원 상승했다. 지난달 2∼4분위 아파트 매매 가격도 2월에 견줘 일제히 상승했다.

5분위 가격이 내려오면서 서울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를 뜻하는 ‘5분위 배율’ 역시 2월 6.9에서 3월 6.8로 낮아졌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KB부동산이 통계를 개편한 2022년 11월 이후 유지 또는 상승세(소수점 첫째 자리 기준)를 이어 왔지만, 3년 4개월 만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대출 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어려워 가격이 떨어진 반면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 원까지 나오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서민 주거 안정성은 오히려 불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곽지 아파트값이 치솟으면 서민이 매수할 수 있는 아파트 수는 줄어들게 된다.

비수도권 내에선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 격차가 심화하면서 전국 아파트 가격 격차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3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3.3배로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대출 규제를 덜 받는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소현 기자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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