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이민정책 등 트럼프와 친분
총선 열세… 16년만에 실각 위기
밴스 헝가리 급파… 직접 통화도
아르헨·폴란드·일본 선거 개입
선호 후보 노골적 지지로 잡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오는 12일 총선에서 16년 만에 실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J D 밴스 부통령을 헝가리로 급파했고, 오르반 총리의 유세에 참석한 밴스 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간접 지원사격을 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총선, 일본 총선, 폴란드 대선 등에 개입해 성과를 얻었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헝가리 선거에서도 지지율 열세에 놓인 오르반 총리의 역전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를 방문한 밴스 부통령은 오르반 총리를 사실상 지지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는 이날 헝가리 총리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헝가리 국민이 미국 부통령의 말을 듣길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브뤼셀의 (유럽연합·EU) 관료는 헝가리 국민을 억누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써왔고, 헝가리 국민을 위해 일어섰던 지도자(오르반 총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反)EU 성향의 오르반 총리에 대한 지지를 결집시키는 동시에 친EU 성향의 야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오르반 총리는 에너지 안보와 독립 문제에 있어 유럽에서 유일하게 건전한 리더”라며 “서유럽 일부 지도자들이 오르반 총리를 따랐어야 했고, 그랬으면 에너지 위기는 훨씬 덜 심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즉석 전화통화로 오르반 총리를 지원사격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르반 총리 유세에 참석해 연설 도중 트럼프 대통령과 즉석 통화를 연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 대해 “훌륭한 일을 해낸다. 다른 나라들처럼 사람들(이민자)이 당신 나라를 침략하고 망쳐놓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신들의 나라를 안전하게 지켰고, 헝가리 국민이 헝가리에 머물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도 강경 이민 정책 등으로 ‘유럽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오르반 총리에 대해 “가장 강력한 세계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지원사격은 12일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가 16년 만에 실각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현재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 지지율은 친유럽 성향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가 이끄는 중도 티서당에 20%포인트 가까이 밀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의 선거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총선 당시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고 말하며 여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같은 해 폴란드 대선에서도 카롤 나브로츠키 당시 후보를 지원사격해 그의 신승을 이끌었고, 지난 2월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당시에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를 노골적으로 지지해 자민당 압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상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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