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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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쌍둥이 1명 사망 ‘파장’

 

임신부 응급실 찾아 4시간 전전

119 · 광역상황실 공동대응 않고

市가 도입한 협진망은 무용지물

응급산모엔 ‘직권이송’ 적용안돼

이현욱 기자, 대구=박천학 기자

대구에서 쌍둥이 임신부가 응급실을 전전하다 태아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19구급대가 이송 당시 광역응급의료상황실(광역상황실)에 공동대응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응급실 뺑뺑이’ 방지를 위해 도입한 다중이송전원협진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사고 책임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8일 “해당 사례는 광역상황실에 아예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광역상황실은 병원 응급실에서 수용이 어렵다고 할 때 다른 병원을 알아봐 주는 역할을 한다. 병원별 실시간 수용 현황을 파악하고 각 병원의 병상 수, 의료진 상황 등도 모니터링한다. 이 관계자는 “광역상황실 외에도 모자의료센터 등 전문적인 지원체계가 존재하는데, 사용되지 않은 이유를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소방안전본부 측은 “광역상황실은 병원 간 이송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이송 병원 선정을 지원하는 기능과는 다르다”며 “이번 사례의 경우 광역상황실을 통한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활용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구에는 권역 모자의료센터로 지정된 병원이 5곳 있으며, 이번 이송과정에서 확인한 7개 병원에 이들 기관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며 “해당 병원들에 직접 연락해 수용가능 여부를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새벽 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인 쌍둥이 임신부는 약 4시간 동안 이송 병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출생 직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 다중이송전원협진망도 고위험 산모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의료기관과 협의해 수용 병원을 결정하며, 협의가 결렬될 경우 센터가 직접 수용 병원을 지정할 수 있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부족 등으로 배후 진료가 어려운 경우 적용이 제한된다.

현재 광주·전북·전남 3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에서는 광역상황실이 병원 이송 단계부터 개입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체계가 작동됐다면 이번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종료 후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욱 기자, 박천학 기자
이현욱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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