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벼랑 끝에 섰던 세계 경제가 숨을 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유가와 물가 안정화와 이란 재건 특수라는 장밋빛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전쟁이 다시 불거지면 에너지와 식량 위기를 결합한 부정적 공급 충격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 정부의 ‘바닥난 곳간’을 지적하며 치명적 위기를 경고했다. 특히 에너지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등 팬데믹을 거치며 각국 정부의 재정 여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이번 위기가 과거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7일(현지시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블룹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까지만 해도 성장률 전망치 상향을 계획했으나, 전쟁 여파로 인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춘계 회의에 참석할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전할 메시지는 “안전벨트를 매라(Buckle up)”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번 전쟁이 에너지 요충지인 걸프 지역의 물동량을 차단하면서 물가를 밀어 올리는 ‘부정적 공급 충격’을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쟁 시작 전 배럴당 70달러 선이었던 브렌트유는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09.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비료 시장 타격으로 인한 식량 불안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 대응이 각국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각국이 이번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현재 세계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전에 새로운 충격을 마주했다”며 “각국 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어 정책적 대응 여력이 고갈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강대국 간의 긴장 고조로 국제적 공조가 어려워진 점도 위기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그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재정 완충 장치가 부족한 아시아 국가들이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일부 국가들이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교하지 못한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하며 원자재 수출 제한 등 이기적인 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