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분명 없는데 어디에나 있다. 2026년 마스터스에서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그렇다.
우즈는 마스터스 개막이 임박한 지난달 말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 인근의 도로에서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우즈는 약물에 취한 채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 등 골프와 관련한 일체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고 이후 우즈는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위스로 이동,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즈가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것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5년. 이후 프로로 전향해 마스터스에서만 5차례 우승하는 등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으나 그동안 많은 사건, 사고로 인해 2014년부터는 결장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마스터스 출전은 60위로 마쳤던 2024년이다.
비록 올해 마스터스에 우즈는 없지만 그와 관련한 행사나 다른 출전 선수의 발언 등이 이어지며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이례적이다.
버바 왓슨(미국)은 “나 역시 정신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어봤기에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쓰인다”며 “우즈와는 2006, 2007년부터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그를 인간적으로 응원해왔다”고 개인적인 지지를 전했다.
프레드 커플스(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커플스는 “우즈에게 연락할 때는 골프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의 안부와 그의 기분에 대해서만 묻는다”며 “나도 허리가 좋지 않다. 고통은 정말 힘들다”고 우즈를 응원했다.
무엇보다 제이슨 데이(호주)에게서는 인간적으로 우즈의 실수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데이는 “우즈는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인간적인 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골프를 잘한다고 해서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어려움을 겪지만 그런 상황에서 직접 운전을 해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 유일하게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우즈를 향한 데이의 존경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데이는 “그는 제 영웅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내가 골프를 하는 이유는 마스터스와 우즈의 존대 덕분”이라며 “모두가 자신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시선 속에 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저 그가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우즈의 공백이 선수들 사이에서만 회자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올해도 우즈는 없지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대회 코스를 연장했다. 2026년 대회를 앞두고는 17번홀의 전장을 440야드에서 10야드 더 늘렸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개장 이후 계속해서 모습이 변해왔다. 하지만 골프계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극적인 변화가 우즈의 등장 이후 본격화됐다고 진단한다. 올해 역시 우즈는 없지만 우즈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90번째 마스터스를 맞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는 많은 골프팬 역시 우즈는 없지만 여전히 열성적으로 마스터스의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엄청난 경쟁력을 뚫고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은 골프팬 중에는 마치 우즈처럼 붉은색 셔츠를 입은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스터스의 상징인 녹색과 대비돼 더욱 눈에 띄는 색상이다. 또 우즈와 협업으로 새롭게 시장에 나온 브랜드의 옷을 입고 온 이들도 적지 않다. 2026년에도 여전히 우즈는 마스터스와 함께하고 있다.
오거스타=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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