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 EPA 연합뉴스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 EPA 연합뉴스

집권 여당의 반발 속에 중국을 방문한 대만 제1야당 대표가 일본의 대만 식민 통치 역사를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9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은 지난 8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국부 쑨원의 묘소인 중산릉을 참배한 뒤 진행한 연설에서 일본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 주석은 연설에서 일본이 대만 사회와 민족 정서를 억압했다고 지적하며 “청일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입은 상처가 양안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쑨원 서거 당시 대만이 일본 식민지였던 점을 언급하며 대만인들이 공개적으로 추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정 주석은 연설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중국과 대만을 갈라놓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안의 공통된 역사적 경험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도일보는 역대 국민당 주석들의 중산릉 참배 발언이 주로 쑨원의 업적과 사상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정 주석은 일본 식민 지배 역사를 부각한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방문이 대만 정치권 내 논쟁 속에서 이뤄졌으며, 정 주석이 연설 도중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이는 등 상징성이 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쩌쉰 대만 문화대 교수는 “쑨원과 대만을 연결해 민진당 정부의 친일 성향을 견제하려는 의미가 있다”며 “평화 메시지를 통해 반중 공세를 완화하려는 의도도 담겼다”고 밝혔다.

치둥타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원은 “공동의 인물인 쑨원과 일본 군국주의를 활용해 중국과 대만을 연결하려는 시도”라며 “연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중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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