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정성 모인 ‘착한헌금’
아이들 치료 환경 개선에 투입
의료기기 확충·취약계층 환아 치료비 지원
2028년 개원 앞두고 지역사회 참여 확산
박형준 “나눔의 뜻 부산 전체로 확산되길”
부산=이승륜 기자
지역 교회와 아동복지기관, 부산시가 함께 손잡고 소아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수영로교회 성도들이 모은 ‘착한헌금’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부산 어린이병원 지원에 쓰이게 되면서,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치료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는 민관 협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수영로교회는 전날 부산시청에서 ‘부산 어린이병원 후원금 전달식’을 열고 총 1억5000만 원을 기탁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현우 수영로교회 행정목사, 조유진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장, 박정권 목사, 김형철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의원, 조규율 부산시 시민건강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경제 불안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아이들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소아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민관 협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후원금은 수영로교회가 매년 3차례 진행하는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조성한 ‘착한헌금’으로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수영로교회는 이 헌금을 바탕으로 그동안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이날 전달된 1억5000만 원은 향후 부산 어린이병원의 의료기기 확충과 부대비용 마련, 취약계층 소아·청소년 환아의 치료비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성금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어린이병원의 공공의료 기능을 보강하고, 진료비 부담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아들을 지원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우 목사는 전달식에서 “지난주가 부활주일이었는데, 교회와 기독교의 역할은 결국 생명을 살리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언제든지 높은 진료비에 대한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교회와 성도들의 헌금이 귀하게 쓰여 생명을 살리는 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시장은 “어린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착한헌금’이라는 귀한 정성을 모아주신 수영로교회 성도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어려운 시기에 전해진 이 소중한 마음을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귀한 재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더해져 부산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며, 이 귀한 나눔의 뜻이 부산 전체로 확산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철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의원은 달빛어린이병원 확충과 어린이병원 건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써온 점을 언급하며,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모금운동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후원은 단순한 성금 전달을 넘어, 부산이 추진 중인 공공 소아의료 기반 확충 사업에 지역사회가 직접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부산 어린이병원은 저출생으로 소아·청소년 인구 비율이 줄고, 민간 영역의 소아청소년 의료서비스 자원이 감소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공공의료 영역에서 필수 소아의료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 아래 부산의료원 부설 형태의 어린이병원 건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 어린이병원은 연제구 거제동 1518번지 부산의료원 내 동측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건축면적 1600.55㎡, 연면적 8340㎡ 규모로 지하 3층~지상 3층, 50병상 규모로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486억 원으로, 이 가운데 건축·설계비 등 450억 원, 부지·장비비 등 36억 원이 포함된다. 국비 225억 원과 시비 225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공공의료 인프라 사업이다.
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치과 등 5개 진료과가 들어설 예정이다. 외래진료실과 치료실, 입원병상 50개, 낮병상 10개, 어린이도서관, 병원학교 등 어린이 친화적 공간도 함께 조성된다. 24시간 응급 대응 체계와 중증·장애 아동을 위한 특성화 진료, 단기돌봄서비스까지 포함해 민간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를 공공의료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부산시 구상이다.
부산 어린이병원 건립 사업은 지난 2022년 아동병원 건립 수요와 규모를 검토하는 기초연구 용역에서 출발했다. 이후 2023년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 전문가 자문위원단 운영 등을 거쳐 2024년 6월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같은 해 10월 보건복지부 ‘지역거점 공공병원 기능보강’ 사업에 선정돼 국비 225억 원을 확보했고, 11월에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 통과했다. 12월에는 부산의료원과 건설본부 간 업무협약도 이뤄졌다.
사업은 지난해 들어 한층 속도를 냈다. 조달청을 통한 설계공모 심사 결과, ㈜길종합건축사사무소이엔지가 제출한 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안은 어린이병원과 기존 부산의료원 건물 사이 의료 동선을 고려한 유기적 배치와 효율적인 공간 활용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올해 하반기 착공, 내년 12월 준공, 2028년 개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함께 어린이병원 의료·운영계획 수립 연구도 진행 중이다. 소아청소년 분야 전문 의료진 확보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학병원 등과의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운영 준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어린이병원이 완공되면 소아 만성질환자와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아들에게 365일 24시간 필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소아의료 전달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심야·휴일 진료와 중증장애 아동 돌봄 등 민간이 맡기 어려운 영역을 공공이 메워 부산의료원의 기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시는 이번 기부를 계기로 어린이병원 건립 필요성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넓히고, 향후 운영 기반까지 포함한 지역사회의 지지와 참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규율 국장은 “환아 중심의 치료공간과 가족휴게공간, 어린이 친화적 치유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어린이병원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의료·운영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영로교회는 이번 후원 외에도 매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저소득가정 아동에게 신학기 용품을 지원하는 ‘착한책가방’ 사업,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난 아동의 출생과 건강한 성장을 응원하는 ‘생명사랑 마더박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청소년 회복지원센터 지원, 이주배경 아동 지원, 긴급 의료비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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