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경 서해 EEZ 단속 동승취재

 

최신예 함정 3019함 합동 훈련

中어선 우리 해역 600m 앞까지

레이더로 즉각 포착하고 추격해

무인헬기 실시간 현장 채증까지

 

“불법 외국어선 무관용 대응할 것”

지난 6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방 23해리 서해 특정 해역에서 해양경찰이 불법조업 중국어선 특별단속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방 23해리 서해 특정 해역에서 해양경찰이 불법조업 중국어선 특별단속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글·사진 지건태 기자

지난 6일 갓 동이 튼 오전 7시, 짙은 해무가 깔린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서해5도특별경비단 대원들이 출항 준비로 분주했다. 본격적인 꽃게 철을 맞았지만 인근 인천항에는 출항하지 못한 어선들이 뱃머리를 맞댄 채 짐짝처럼 묶여 있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기름값이 우리 어민들의 발목을 잡은 탓이다. 이날 불법조업 외국어선 단속 현장을 기자가 안전서약서와 보안각서를 쓰고 동행했다.

해경 경비정을 타고 8시간을 달려 중국어선이 자주 출현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 인천 소청도 남방 23해리(45.6㎞)에서 경비 임무 중인 3019함에 도착했다. 3019함은 해경이 지난 1월 서해 최북단에 배치한 최신예 경비정이다. 때마침 3019함을 지휘함으로 불법 외국어선 단속을 위한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시작됐다. “불법조업선 발견, 단정 하강 준비!”라는 함장의 지시와 함께 대원들이 거친 파도를 뚫고 고속단정에 몸을 실었다. 사거리 150m에 달하는 고출력 소화포가 의심 선박의 도주로를 차단하고 상공에서는 무인헬기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채증하며, 입체적인 압박 작전이 펼쳐졌다.

지난 7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이 포착되자 경계 임무 중인 해경 3019함 조타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7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이 포착되자 경계 임무 중인 해경 3019함 조타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끝나자 3019함은 곧바로 야간 경계모드에 돌입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조타실은 승조원의 야간 시력 확보를 위해 오로지 붉은색 저조도 조명만 허용됐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긴장감 속에 레이더와 모니터 빛만이 명멸하는 이곳은 거대한 ‘디지털 요새’였다. 자정 무렵, 레이더에 푸른색 점으로 표시된 중국 어선 20여 척이 선단을 이뤄 우리 해역 경계 600m 앞까지 접근한 것이 포착됐다. 같은 시간 허가수역 내 우리 어선은 단 5척뿐이었고 그마저도 3척은 낚싯배로 추정됐다. 3019함이 즉각 항로를 변경해 추격에 나서자 조타실 내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근 우리 어민들이 유류비 부담으로 조업일수를 줄이는 사이, 중국 어선들은 그 빈틈을 노골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대청도 어민 김성철(55) 씨는 “유류비가 무서워 먼 바다로 나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며 “요즘은 가까운 어장에서만 하루걸러 조업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인천수협의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1드럼(200ℓ)당 27만6200원으로, 지난 2월 말 대비 1.7배나 폭등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EEZ 허가수역에 출현한 중국 어선은 일평균 270척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60척보다 110척(68%) 늘어난 수치다. 상대적으로 유류비 부담이 적은 중국 어선들이 우리 바다의 수산자원을 ‘약탈적’으로 휩쓸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동행한 1박 2일 동안, 3019함의 레이더는 수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적들의 움직임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김재성 3019함장은 “봄철 해무와 야간을 틈탄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지건태 기자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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