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통신기업 텔레노르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미얀마 이용자들은 텔레노르가 넘긴 개인정보가 민주화운동가 색출에 악용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스웨덴 비영리단체 ‘정의와 책임 이니셔티브’(JAI)는 텔레노르 미얀마 자회사 고객 1200여명을 대리해 노르웨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텔레노르는 2014년 미얀마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쿠데타 전까지 약 18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해 미얀마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나 이후 군사정권의 압박과 유럽연합(EU)의 제재에 2022년 3월 미얀마 사업을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업체 등에 매각하고 현지에서 철수했다. 원고 측의 주장은 텔레노르가 철수 전 고객 개인정보를 군사정권에 제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의 텔레노르 본사는 자회사 측에 정권 요구에 따르도록 권고했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텔레노르가 최소 1253명의 전화번호와 이름·주소·은행 계좌·위치 데이터·통화 기록·페이스북 계정 등의 데이터를 군사정권에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데이터 공유로 피해를 본 고객 1명 당 9000유로(약 155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군사정권이 이 데이터를 민주화 운동가들을 식별, 체포, 기소하는 데 활용했다는 것이 원고 측 핵심 주장이다. 2021년 민주 진영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표 제야 또 의원, 시민운동가 아웅 뚜가 해당 정보들로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표 제야 또 의원은 2022년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됐으며, 아웅 뚜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에 텔레노르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군 당국의 요청을 거부하면 최악의 경우 투옥, 고문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었다”며 “직원들의 생명을 갖고 ‘러시안룰렛’을 할 수는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 “텔레노르의 데이터가 당국에 의해 악용됐다면 끔찍한 일”이라면서도 “미얀마 군 당국이 자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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