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무장해제”
레바논 “美, 합의이행 중재자로”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위해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국·이란과의 휴전 합의에도 레바논 공격을 지속해 국제 사회에서 휴전을 방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개시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협상 의제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와 양국 간 평화적 관계 수립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측의 요청이 있었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가 베이루트 내 무기 소유권을 국가가 독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비무장화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레바논 정부 역시 휴전 환경 조성에 나선 모습이다. 레바논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할 임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상은 파키스탄 중재로 성사된 미국과 이란 간 휴전과는 별개지만 동일한 모델이 될 것”이라며 “중재자이자 합의 이행을 담보할 보증인으로서 미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공식 외교 관계가 없어 미국이나 유엔 등 제3자를 통한 간접 접촉에 의존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이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정부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는 대신,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히는 헤즈볼라를 제도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헤즈볼라를 배제한 채 레바논 정부와 직접 대화를 추진함으로써, 이란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레바논 내에서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 요구에 반발할 가능성이 커 협상이 순항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 법원 대변인은 전쟁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중단됐던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이 오는 12일 재개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지속 움직임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재판 지연과 총선 대비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과의 휴전 협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가장 큰 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안보 확보 실패와 국제적 위상 훼손, 주요 동맹국인 미국과의 신뢰 상실 등을 지적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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