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수본, 전·현직의원들 무혐의

 

윤영호 진술 확보하고도 뭉개

전재수 뇌물죄 시효완성 결론

공천 확정 뒤 ‘사실상 면죄부’

 

구속된 권성동과 형평성 논란

통일교·신천지의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출범 95일 만에 ‘전·현직 국회의원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정치인·통일교 인사 모두에 대해 공소권 또는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에서 전 의원 등에게 금품이 전달됐다는 진술에서 시작된 수사가 8개월 만에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합수본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전·현직 의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 의원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거나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경찰수사팀의 불송치 결정 및 검찰 기록반환으로 수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받아 온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인사 4명에 대해서도 공소권 또는 혐의 없음 결론이 내려졌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무실 PC를 초기화하고 저장장치를 훼손한 전 의원 보좌진 4명만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합수본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의 진술과 압수수색 결과 등을 토대로 전 의원에게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시계 등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을 2018년 8월 21일로 특정했다. 합수본은 전 의원 지인이 시계 수리를 맡긴 사실도 확인했지만 시계가 건네진 경위 등에 대해서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밝히지 않았다. 전 의원에게 제공된 현금도 “윤 전 본부장 진술이 있지만 직접 보지 않아 금액을 책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 자서전을 통일교가 1000만 원에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지만 구체적 청탁을 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앞서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청탁으로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김건희특검은 지난해 8월 윤 전 본부장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 범위가 아니다”라며 4개월간 뭉개다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대통령 지시로 합수본이 출범했지만 72일 만에야 전 의원을 소환하는 등 ‘늑장 수사’ 비판이 이어졌다. 전 의원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공천 확정된 이튿날 수사 결과를 발표한 점도 논란거리다. 합수본은 “선거 일정을 고려해 수사해 온 것은 아니다. 내부 결론이 났기에 발표했다”고 일축했다. 전 의원은 이날 SNS에 “이제 일만 할 수 있게 됐다. 믿어주신 시민 여러분 감사하다”고 밝혔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민 기자, 노민수 기자, 김군찬 기자
이후민
노민수
김군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1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