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살 서린동 신성일식 영업종료
역대 대통령·정치인들 단골집
매출 꺾이고 재료비 부담 늘어
환차손에 직원 임금인상 요구도
“해마다 최저임금이 인상돼 4대 보험, 퇴직금까지 인건비 부담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지더군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단골인 손님도 많은데 아쉽지만 이제 장사를 접으려 합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신성일식. 53년간 이곳을 이끌어 온 사장 문채환(74) 씨는 “과거 손님들로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이제는 저녁 예약팀이 없는 날도 생겼다”면서 “재개발 이유도 있지만 사실 장사가 잘될 때에 비해 매출이 40% 이상 꺾인 상황에서 매년 인건비·원재료비 부담이 늘고 있고, 아들도 다른 진로를 고려하고 있어 폐점을 결정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신성일식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 고건 전 국무총리, 영화배우 전지현, 방송인 송해 등이 맛집으로 꼽은 식당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과거 이곳을 다녀간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일부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며 연이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매장 밖에는 ‘노포 신성일식이 재개발로 인해 2026년 5월 15일부로 영업을 종료합니다. 한결같은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내걸려 있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발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기업 회식 축소 등 ‘퍼펙트스톰’에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쌓아 온 백년가게마저 문을 닫고 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2025년 업력 30년 이상 백년가게 26곳, 업력 10년 이상 백년소공인 18곳 등 총 44곳의 백년소상공인 지정이 해제됐다. 일반 가게와 달리 경쟁력을 인정받아 수십 년간 영업해 온 가게였다는 점에서 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1960년부터 족발로 명성을 쌓아 온 백년가게 ‘뚱뚱이할머니집’도 최근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업자의 큰딸 김모(50) 씨는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고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며 “최근 환율이 높아지다 보니 실질 임금이 낮아진 외국인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해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준영 기자, 노유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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