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은총재 20일로 임기끝

 

“중동사태 불확실성 확대 상황”

“신현송 외화자산 우려는 과해”

 

최장기 금리동결 ‘Mr.안정맨’

文·尹·李 3대정부 아우른 총재

일각선 ‘시끄러운 한은’ 논란도

李의 마지막 금통위

李의 마지막 금통위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현 2.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총재의 임기는 오는 20일 끝난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물가의 상방 압력 및 성장의 하방 압력이 함께 커지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향후 중동 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결정문에서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전망치 2.0%에 못 미칠 것이며, 소비자물가는 당초 전망치인 2.2%보다 높은 2%대 중후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안정화된 상태에서 후임자에게 넘기면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와주질 않았다”면서 그 외에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한 부작용이 생긴 것과 관련, “예상하지 못했었다”면서 후회되는 순간으로 꼽았다. 후임 한은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총재 후보자가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는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데 외화자산이 있다고 해서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신 후보자의 애국심이 (그가 가진) 외화자산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기간 풀린 유동성이 물가를 끌어올리던 2022년 4월 한은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가 취임한 후 5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금통위는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며 물가 고공행진과 가계부채 증가에 정면 대응했다.

이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간 이어졌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한은은 기준금리 3.5%를 1년 10개월간 유지하며 2008년 기준금리 체계 도입 이후 최장 동결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5월 이후 이날 금통위까지도 동결 기조는 이어졌다. 그는 6개월 내 금리 전망을 금통위원들이 각각 점 3개씩으로 표시하는 ‘K점도표’를 도입해 시장과의 소통도 강화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임명돼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를 아우른 특이한 경험을 한 총재이기도 하다.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 당시에는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해외에 한국 경제의 건전성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했다. 이후 관세전쟁과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환율의 파고를 넘어야 했으며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제도도 복원시켰다.

190㎝ 장신에 직설 화법이 트레이드마크인 이 총재는 전임 총재들과 달리 ‘시끄러운 한은’을 표방하며 사회 구조개혁 의제를 적극 제기하며 한은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키웠다. 이 총재의 적극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논란도 있었다. 지난해 말 고환율 국면에서 젊은층의 해외 투자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으며, 고환율이 ‘과잉 유동성’ 때문이며 한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수차례 반박하는 모습은 다소 감정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박세영 기자, 조재연 기자
박세영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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