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의 고충이 담긴 한 직장인의 사연이 온라인상에 올라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하 직원들의 과오를 감싸며 헌신했으나 정작 돌아온 것은 인신공격성 비방이었다는 한 팀장의 토로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11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나는 뭐 팀장하고 싶어서 하냐?’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대기업 팀장으로 재직 중인 작성자 A 씨는 팀원들의 잇따른 실수와 불성실한 태도를 수습하며 조직을 이끌어왔으나, 결과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된 현실에 자괴감을 토로했다.
A 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그동안 팀원들의 선을 넘는 행동을 묵인하며 배려해왔다.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 갑작스럽게 연차를 쓰거나 상습적인 지각, 근무 중 잦은 이탈 등 근태 문제가 반복됐음에도 강한 제재 대신 방어막 역할을 자처했다는 주장이다. 타 부서에서 팀원들의 업무 미숙을 지적할 때도 앞장서서 사과하며 책임을 졌고, 사비로 식사를 대접하거나 본인의 휴가 일정을 양보하는 등 업무 외적인 호의도 베풀었다고 한다.
그러나 A 씨는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팀원들이 자신의 외모와 사생활을 비하하며 ‘키 작은 노처녀 팀장’이라고 비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는 “팀원들이 뒤에서 욕을 해도 모르는 척해주며 버텼지만, 이제는 나도 사람이라 기분이 나쁘고 속상하다”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A 씨는 현재 팀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팀장이라는 자리가 좋으면 당신들이 직접 하라”며 “나도 가만히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공개 직후 수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원본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캡처본이 여러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여론은 대체로 A 씨의 고충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대다수 누리꾼은 “요즘은 팀장이 오히려 을의 처지다”, “배려를 권리로 아는 팀원들이 너무 많다”며 중간관리자가 겪는 심리적 압박에 동질감을 표했다.
반면 일부는 A씨의 관리 방식이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확한 상벌 규정 없이 무조건적인 호의만 베풀다 보니 조직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팀원들이 관리자를 우습게 여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현직 중간관리자들도 이번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중견기업 간부는 “팀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당한 업무 지시조차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유연한 조직 문화도 좋지만,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와 업무적 기준이 무너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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