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전 홍익대 법대 교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사건의 공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했다는 의혹 등을 이유로 지난 6일 법무부는 박 검사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편, 서울고검은 박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시작했으며, 2차 종합특검은 박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범여권 주도로 박 검사가 2025년에 있었던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위증을 했다는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박 검사에 대한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의혹의 당사자인 박 검사는 진술 회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검사뿐만 아니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사 9명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 국조특위의 요구에 따라 감찰이 진행 중이다.

검사도 인간인 이상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잘못이 있었는지는 정치권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과의 공방을 통해서 문제가 드러나고, 궁극적으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규명돼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직무 수행에 대해서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인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는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로 형이 확정됐다. 즉, 법원에서는 조작 수사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왜 민주당과 법무부 및 특검이 총출동해 박 검사를 압박하는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서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된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의 취소를 목표로 해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 정부 출범 후 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사퇴 요구와 탄핵소추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법부를 압박하더니, 급기야 대법관의 수를 증원함으로써 점진적으로 대법원을 대통령과 여당이 장악할 수 있게 해 놨다. 여기에 더해 조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등은 신설된 법왜곡죄로 고발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사건이 배당됐다. 검찰과 법원에 대한 집권 세력의 압박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을 각종 형사사건에서 해방시키는 한편 집권 세력의 앞길을 방해하지 말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수사기관과 법원에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국정을 잘 운영해서 국민의 폭넓은 지지 속에 정계를 은퇴한다면, 법원과 수사기관도 계류 중인 각종 사건에 대한 재판과 수사에서 이 사실을 충분히 고려해 사건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문제는, 집권 세력이 야당 등의 비판과 견제가 자신의 행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무리하게 이들을 억압하게 된다면, 결국에는 권력의 집중과 일당의 독주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권력분립의 붕괴와 법치주의의 파괴를 가져올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집권 세력에 의한 독재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건전한 견제 세력이 존재함으로써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은 주어진 권력을 절제해서 행사하는 한편 견제 세력과 공화·공존하기 위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전 홍익대 법대 교수
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전 홍익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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