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풍·MBK 주장과 달리

“의결권 제한 조치 적법” 판결

현재 진행중인 공정위 조사는

공정거래법 21조·36조 쟁점

지난해 고려아연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상호주 의결권 제한’ 공방에서 법원이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도 법원 판단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조치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은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대한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고려아연 측이 공정거래법 제21조(상호출자의 금지), 제36조(탈법행위의 금지) 등을 어겼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공정위 사건 심사가 수개월에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결과 발표는 임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는 지난해 영풍·MBK의 신고에 따라 시작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는 2024년 9월부터 회사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이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간 해외법인을 활용,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지난해 임시·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풍은 법원에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도 신청했는데, 지난 2일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대법원은 영풍·MBK의 주장과 달리 당시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던 조치가 적법했다고 봤다. 판결문을 보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영진의) 개인적인 목적에서 썬메탈홀딩스(SMH)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이용해 채권자 주식을 취득하는 등 업무상 배임행위 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를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주식 취득행위 자체가 사업 지속을 위한 전략적 판단일 수 있고, 이를 위법한 경영권 방어행위로만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공정당국이 주시했던 탈법적 행위 가능성 또한 사법부 판단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번 법원 판결을 근거로 영풍·MBK의 경영권 획득 시도를 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경영권 방어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법정 공방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두 진영의 싸움은 지분 확보 경쟁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병남 기자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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